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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금산간디학교...소리없이 익어가기

2019.10.21(월) 13:32:35 | 금산신문 (이메일주소:gsnews4700@naver.com
               	gsnews4700@naver.com)

간디학교 축구교류.

▲ 간디학교 축구교류.


탁트인 하늘이 눈부시다. 논밭이 노랗게 익어가고,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가을이 반갑다. 학교곳곳에서 익어가는 활동들을 챙겨보는 손길이 가을 농부처럼 바쁘다.

교실 한켠에서는 Y가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나무에다 버닝펜으로 그림을 그려, 선물과 판매를 시도한다. 적당한 가격과 판매 시기에 대해 고민중이다. 목공방에 계신 멘토를 만나며 자문도 구하고 있다. 달마다 시장에 열리는 월장에서 판매 부스 제안도 받는다. 목공과 디자인 그리고 창업이 연결되어간다. 즐거움과 의미가 결합된 활동은 자연스레 꾸준한 실행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목공작품.

▲ 목공작품.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장학사업을 만들어 주고 싶은 D는 탐방과 사업 구상을 병행하는 중이다. 품목들을 검토하고 현장들을 다녀오느라 분주하다. 한편으로는 내 마음처럼 안되는 여러 상황들에 힘겨워하는 중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변화를 만드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재미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은 M과 A는 여러 가지 교류 활동을 기획중이다. 다른 학교를 탐방해보겠노라 용감하게 여기저기 전화해서 약속을 잡았다. 때마침 전국의 간디학교들이 모여 공도 차고 공연도 함께 한다. 신난다. 낯선 만남은 새로운 자극과 도전을 자연스레 던져준다. 나랑 비슷한 사람들과의 연결은 또 다른 구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자기 작업에 관심이 많은 K는 주문을 받아 맞춤형 도자기를 만들어 판매하려고 시도중이다.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샘플 작품을 만드는 중이다. 새로운 시도를 위해 또 다른 기법도 공부하고 있다. 자신이 시도해보고픈 활동을 일단 시도 해보는게 중요하다. 타인의 시선이나 성과를 지나치게 신경쓰면 시작이 어렵다. 겁나는 마음을 달래며 딱 한발짝만 내딛어 본다. 재미가 있다면 그만큼 계속 시도해본다. 하다보면 늘어나는 무언가가 있다. 많이 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핵심이 무엇인가 드러난다.

서로에게 피드백 해주기.

▲ 서로에게 피드백 해주기.


교실들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여기저기서 대화중인 친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햇살아래 한가로이 대화를 나누는 청춘들이 아름답다. 아이들 사이로 교사들의 모습도 섞여있다. 즐거운 수다 사이로 고민을 나누는 목소리도 들린다. 10대 후반의 청춘에게 설레임과 불안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한다. 성장과 치유도 늘 한 몸이다. 편안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꼭 필요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다’고 안전감을 주는 공간의 힘. 그것이 우리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중요한 건 청소년을 바라보는 ‘태도’다. 마음껏 ‘맨땅에 헤딩’해볼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 그리고 만남과 연결이 촉진되도록 돕는 것이다.

자기 다움을 찾아가고, 나와 즐거움을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며, 나답고 우리다운 변화를 만드는 일은 참으로 기쁜일이다. 자기 발견의 과정은 투쟁과 훈련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그것은 가을 햇살아래 소리없이 익어가는 열매 같은 것이다. 만물과 연결되어, 자기 가능성의 힘으로 피어나 익어가는 과정이다. 성숙한 열매는 또다른 관계들로 퍼져간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는 이렇게 소리없이 익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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