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리각미술관으로 전시회 나들이를 나섰다. 어떤 이들은 미술관보다 카페가 더 유명한 곳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사람에 따라 보는 시선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전시회를 보든 카페에서 차를 마시든 이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간이 아닐까 싶다. 또한 천안 리각미술관을 많이 찾는 이유는 이곳 주변 일대에 맛집이 즐비해서 식사 후 카페에서 차도 한 잔 하고 전시회도 보기 위한 목적에서일 것도 같다.
 

 
태조산 자락 아래에 위치한 천안 리미술관은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야외조각공원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야외조각공원에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이종각 조각가의 작품 29점 이상이 상설전시되어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찾아보면 현 리각미술관의 관장인 이종각 조각가의 서명이 새겨진 조각 작품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공간의 확산과 수축이라는 조각의 본질적 측면을 탐구하는데 열정을 담고 있는데 야외조각공원을 거닐며 그의 작품을 탐닉해보는 것도 좋을 터이다.
 

 
아직은 푸릇푸릇한 가을이지만 더 깊어진 가을에는 야외조각공원의 잔디도 황금색으로 바뀔 테고 태조산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곱게 수를 놓아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터이다.
 

 
야외조각공원에 전시된 이종각 조각가의 상설전시 이외에도 카페 겸 전시회가 열리는 실내 미술관에는 기획전시가 종종 열린다.
 

 
현재는 위영일 작가의 '자의적 설정'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제서야 접한 전시회 소식이지만 그래도 늦지 않았다. 
 


위영일 작가는, 우리가 보는 예술은 작가가 기존의 정보를 토대로 '자의적으로 재설정'한 세계를 보는 것이라고 작가노트에서 말하고 있다.
 

 
위영일 작가는 작품의 재료로 캔버스나 자작나무판에 아크릴, 오일, 실크스크린, 스프레이 등을 사용하였다. 작업 방식도 독특하고 놀라운데,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수를 가지고 미술사에 근거해 미리 설정한 매뉴얼 위표에 따라 회화작업을 한 것으로 고의적 조작과 위작 방지를 위하여 제3자의 입회 하에 주사위 던지기를 하고 비디오로 기록까지 하였다고 한다. 
 

 
안내문에서 밝힌 대로 인류 이전의 공룡이라는 짬뽕룡, 수퍼맨과 헐크를 결합시킨 수퍼히어로, 우주선 등 작품세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보았다. 남자들이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공룡과 수퍼히어로, 그리고 미래의 우주선과 같은 것이 모두 모여 있다는 인상이었다. 어차피 예술은 보는 이의 몫이고 그의 주제처럼 자의적으로 재설정하여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기에 말이다.
 

 
기획전시가 얼마 남지 않아 아쉬웠는데 새로운 전시는 계속될 것이므로 야외조각공원부터 실내 전시회와 카페가 있는 리각미술관 나들이를 떠나도 좋을 터이다. 전시회가 끝나면 1층 카페에서 태조산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위영일 '자의적 설정'전
-장소: 천안리각미술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태조산길 245 
-기간: 2019.08.17(토)~10.12(토)
-관람료: 1인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