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당 유적공원에서 내려다본 천안 도심 대규모 아파트 단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초록빛 가득한 숲길이 생각납니다. 얼마 전, 천안 걷기 좋은 산책길로 잘 알려진 봉서산을 찾았는데요, 봉서산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산책로 조성이 잘 되어 있어 많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봉서산을 오를 수 있는 등산로 입구는 불당동, 백석동, 쌍용동 방면 등 여러 곳이 있는데요, 주말을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불당동 유적공원을 둘러본 후 산책로를 따라 봉서산에 올라보았습니다.
▲불당동 유적공원(청동기시대의 집자리)
천안시 불당동 서당초등학교 위쪽에 자리한 불당동 유적공원은 선사시대 유적들이 보존되고 있는 곳인데요, 이곳은 선사시대 청동기 집자리 유적들을 복원하여 조성한 곳으로 천안 도심 속에 숨겨진 특별한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유적공원 입구에서 언덕을 따라 조금 오르면 불당 택지 개발지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에 해당하는 석실묘와 청동기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집자리 유적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릉지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천안 도심의 대규모 아파트가 한눈에 조망됩니다.
불당동 유적공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봉서산으로 연결이 되는데요, 오솔길 옆쪽으로 나라꽃인 무궁화가 활짝 피어 있어 가던 발걸음 잠시 멈추고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복잡한 도심을 잠시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향긋하게 전해져오는 들꽃들도 보고 푸른 자연을 마주하니 맘이 설렙니다.
천안 봉서산은 천안시 서북구의 백석동과 동남구의 봉명동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158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전체가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천안 서부의 유일한 녹지대로 어린 아이들도 걷기 좋을 정도로 능선이 비교적 완만하여 지역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봉서산은 서쪽 쌍용동에서 북쪽으로는 노태산, 남쪽으로 월봉산까지 뻗쳐진 산으로 봉황이 깃들어 살았던 산이라 하여 봉서산이라 불립니다. 풍수지리상 봉황새가 제 집으로 돌아온다는 명당이 있으며, 봉서산 부근에는 봉황이 울었다는 뜻의 '봉명(鳳鳴)'을 지명으로 갖는 봉명동이 있습니다. 봉서산 동쪽 기슭에는 석기, 청동기시대 돌도끼 등이 출토되어 선사시대부터 인류의 정착생활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봉서산은 능선길 곳곳마다 이정표 표시가 잘 되어 있고, 숲 전체가 싱그러운 녹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하늘 높이 우뚝 뻗어 있는 소나무와 활엽수로 장관을 이루는데요, 날씨가 더워 아이들이 정상까지 잘 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나무 그늘이 많고 공기도 상쾌해 발걸음 가볍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봉서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체력단련시설, 배드민턴장 등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남근바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봉서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정자에는 많은 분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잠쉬 쉬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봉서산 산 중턱에는 자연생태학습장 표지판이 눈에 띄는데요, 산책로에서 데크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보니 푸르름 가득한 자연 경관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천안 도심과 가까운 봉서산에 이렇게나 멋진 자연생태학습장이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쾌적하게 조성된 봉서산 자연생태학습장은 천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아이들의 생태체험 학습 공간으로도 제격이었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조용하고, 데크길 주변으로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잠시 들여다보며 함께 거닐기에도 좋았습니다.
집안에만 있기보다 더위를 피해 초록빛 가득한 힐링 산책로를 걸어보았는데요, 아이들과 역사탐방으로 선사시대의 유적들을 돌아보고, 산새 소리와 싱그러운 풍경들을 마주하며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요즘, 눈도 마음도 즐거워지는 녹음 짙은 숲길을 찾아 잠시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자연을 벗삼아 바람에 실려오는 초록 향기들을 만끽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셨으면 합니다.
불당동 유적공원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서당초등학교 옆 불당동 행정복지센터 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