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있는데요, 홍성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고려시대 운주로 불리었다가 1018년 홍주로 개칭되었습니다. 긴 역사만큼이나 홍주는 서북 해안의 중심지로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되었고, 동학혁명이 일어났을 때에는 격동의 한 가운데 처하게 되었는데요, 홍주의병의 발판이 되었던 홍주는 고려 공민왕 때 홍주목으로 승격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홍주와 결성 결성 지역이 합쳐져 홍성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선열들의 혼이 살아 숨 쉬는 홍성에는 내포의 큰 고을 홍주를 돌아보는 홍주성 천년여행길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홍주의사총 (사적 제431호)
 
홍주성 천년여행길에서 홍주의사총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홍성읍 대교리에 위치한 홍주의사총은 홍주읍성 전투에서 희생된 홍주의병들의 유해를 모신 곳으로 매봉재길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넓은 주차장이 갖추어져 있고 별도의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창의문 안으로 들어서면 수백 명의 유해가 잠들어 있은 커다란 봉분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묘 봉분 아래는 호석이 둘러져 있고, 묘 오른쪽으로는 정인보가 짓고 심상직이 쓴 묘비가 있으며 좌우에는 망주석 1쌍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숙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홍주의사총은 잔디와 소나무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홍주의사총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위패를 봉안한 창의사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는 문이 굳게 잠겨져 있어 담장 너머로 살짝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당인 창의사에 900의사 위패를 모시고 있어 처음에는 '구백의 총'이라고 불리었지만, 2001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하면서 '홍주의사총'으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는 홍주성 전투로 대규모 사상자를 냈던 5월 31일을 기준으로 그 전날 제향의식이 치러졌지만, 2018년부터는 국가 지정 기념일인 '의병의 날'에 맞춰 6월 1일에 제향을 지내며 호국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홍주의병기념탑 준공비
 
창의사 담장을 따라 걷다 보니 홍주의병기념탑 준공비와 숲길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는데요, 홍주의병기념탑은 내포의 중심지이자 충절의 고장인 홍성에서 거병하여 일본침략에 맞서 싸운 홍주의병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후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세워졌습니다. 깃발을 들고 총과 칼로 무장한 의병들의 동상을 보니 병오년에 일어난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홍주의병기념탑 뒤로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호젓하게 걸으며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았는데요, 이름도 잘 모르는 수많은 의병들이지만 조국과 민족을 위한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져 왔습니다.  
 

 
주말 어디 가야할지 고민 중이라면, 역사탐방 코스로 홍주성 천년여행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홍주의사총에서 잠시나마 항일 의병들의 넋을 기리고 이어지는 매봉재길을 걸으며 홍성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홍주의사총
-주소: 충남 홍성군 홍성읍 대교리 산 124-2   
-개방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날,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