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당림미술관에 새로운 전시소식이 있어 오랜만에 가보았다. 2019 아산 작가 12인 초대전으로 참여작가는 강인옥, 김대순, 김배현, 석동미, 신광철, 윤선희, 이병임, 이은경, 주찬석, 최효순, 홍승규, 황윤성이다.
입장료 4,000원이 있는 유료이긴 하나 도록을 받을 수 있는데다 학예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기에 입장료 값은 톡톡히 하는 듯 싶다. 시간이 된다면 오프닝(2019.04.13.토 16:00)에 참여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요즘 전시회의 추세대로 작가의 이름만 있고 제목은 없다. 장소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이 연상되는, 누가 봐도 봄과 가을을 나타낸 풍경화다. 사진애호가들도 같은 장소의 사계절을 담곤 하듯이 같은 장소의 다른 계절을 담는 건 사진이나 그림이나 마찬가지인 듯 싶다.
멀리서 보면 깔끔하게 그린 아크릴화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타 재료를 붙여 재미있게 표현한 믹스트 미디어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꼭 믹스트 미디어가 아니더라도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 다가가야 제대로 의미를 파악할 것만 같은 작품들도 있다. 도록에서도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만큼 세밀한 선이나 언어로 나타내어 대충 보았다면 놓칠 수도 있는 작품이다. 강렬한 파랑 이외에 작가가 표현한 것과 작가의 손자인듯 싶은 아이의 솜털 하나 하나까지 목탄으로 세심하게 소묘한 것이 그랬다.
유리섬유와 우레탄도장으로 만든 여인 두상과 핑크아리는 팝아트적인 느낌이 나기도 했다.
대리석 위에 진달래로 표현한 작품은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인생의 봄날은 있기에 제목인 '도시'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에도 파란 하늘이 비치며 계절이 바뀌고 진달래 피는 봄이 온다는 긍정적인 뜻으로 해석해 보았다. 실제로 아산 당림미술관에도 봄이 성큼 다가왔다. 기타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직접 찾아 와 보는 것이 좋겠다.
당림 미술관의 주인공인 故 이종무 화백의 작품을 따로 전시한 상설전시 코너도 있다. 정물화와 추상화도 있지만 생전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주로 풍경화를 남겼다고 한다. 그가 남긴 그림 몇 점과 도록이 전시되어 있고 엽서로 제작해 판매도 한다.
또한 생전 작가의 화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도 당림미술관의 특권인 듯 싶다. 이 화실은 이종무 화백이 88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8년간 사용하던 곳으로 그가 쓰던 물감을 그대로 남겨 두어 여전히 이곳에서 열정적인 작업을 할 것만 같은 생생한 작업 현장을 엿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설치미술들과 공예작품들이 자연스레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하는 곳이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을 한 바퀴 산책하여도 좋았다. 진달래며 생강나무꽃이 반기고 미술관과 카페 주변에는 노오란 개나리와 벚꽃이며 매화도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진입로의 벚나무들은 조금 더 늦게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게 했는데 아산은 벚꽃이 비교적 늦게 피는 지역이라 4월 중순 정도가 되면 벚꽃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4월 말까지이니 미술관 전시회도 보고 카페 DL에서 차 한 잔을 하며 따뜻한 봄날을 만끽해도 좋을 것 같다.
아산 당림미술관/ 2019 아산 작가 12인 초대전/ 2019.03.22.금 ~ 04.25.목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로1182번길 3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