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에서 한 해를 뒤돌아 봅니다. 이맘때면 누구나 1년 동안 열심히 살았다는 자기만족과 함께 어떤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데요.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며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보는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한 해를 갈무리하기에 좋을 듯합니다.  



해동의 제일가람으로 명성을 떨쳤던 마곡사의 템플스테이는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으로 맞춤식 사찰 체험이 가능한 곳입니다.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둘째 주 주말에 진행되는 체험형 템플스테이는 한지 공예, 범종 체험, 다도 체험, 단주 만들기 등으로 인기가 높은데요.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산사에서 체험하는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예로부터 봄에는 마곡사, 가을에는 갑사가 으뜸이라는 '춘마추갑'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곡사의 가을도 갑사 못지않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갑사가 단풍으로 물든 계룡산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라면 마곡사는 산새와 어우러진 사찰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태화산의 맑은 숲속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깨어나는 풍경소리를 좇아 대웅보전과 대광보전, 영산전, 명부전 등을 서성이는 시간은 큰 울림이 있습니다. 



마곡사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기 전에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요. 오층석탑을 중심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 대광보전과 심검당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광보전이 부처의 공간이라면 심검당은 수행자가 머무는 곳입니다. 불계에는 성과 속의 구별이 없다는 말씀을 가람배치를 통해 증명해 보이는 듯했습니다.



마곡사 경내를 둘러본 후 범종루 올라 범종 체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온 우주의 중생을 깨우치는 범종, 인간 축생을 제도하는 법고, 수중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는 목어, 하늘을 나는 중생을 깨닫게 하는 운판의 의미를 귀담아들으며 부처의 자비로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예불 시간이 아니면 사물을 치지 않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친절한 설명을 듣고 사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공양간에서는 공양 예절에 대해 배웠습니다. 마곡사는 평소에도 찾는 신도들이 많기 때문에 현대식 공양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님들의 전통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체험할 프로그램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일반 신자들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백범명상길을 걷다 보면 숙박형 템플스테이를 위한 장소가 보이는데요. 별도의 발우공양 체험장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마곡사 템플스테이의 행렬은 대광보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대광보전에서는 내부 관람과 함께 탱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을 하는 예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숙박을 겸한 마곡사의 휴식형 템플스테이에서는 백팔 배를 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처음 백팔 배를 경험한 사람들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두 다리가 후 둘 거리는 경험 속에서도 큰 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마곡사 템플스테이를 경험한 후 법문을 나서며 인증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방학을 하면 1박2일 정도 마곡사에 머물며 새벽 예불부터 취침시간까지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행복한 여행이 될 듯합니다.





가을이 깊어 갑니다. 여러분도 가을 여행의 끝자락에 템플스테이를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지친 삶을 위로받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마곡사 찾아가는 길: 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문의전화: 041-841-6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