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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1000년 전 생쌀 발효기법으로 전통주 시장 ‘승부수’

충남의 술 top10 ⑥ 천안 연미주

2018.10.14(일) 21:16:2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입장주조의 ‘연미주’. 오랫동안 아름다움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 입장주조의 ‘연미주’. 오랫동안 아름다움이 이어진다는 뜻이다.


연미주는 생쌀을 발효시켜 빚기 때문에 영롱한 황금빛사진 가운데을 띈다.

▲ 연미주는 생쌀을 발효시켜 빚기 때문에 영롱한 황금빛<사진 가운데>을 띈다.


 

 

황금빛 띄며 산뜻한 아로마 특징

저온 숙성으로 산뜻한 향 일품

각종 품평회에서 연이은 수상

 

지역술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최근에는 주류 다양화의 바람에 힘입어 다양한 지역술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충남도는 최근 맛좋은 지역술 10개를 선정해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와 일반 도민들이 엄선한 충남 술 10선을 차례차례 만나보자.<편집자 주>

 
 

흔히 전통주라고 하면 쌀을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여기에 누룩과 물을 섞어 발표시킨 것을 떠올린다. 어느 집안에서 잔치라도 할라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약주였는데, 밤을 꼬박 새워 장작불을 지키고 아랫목에서 술을 발효시키는 익숙했던 풍경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전통주가 불에서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열을 가하지 않고 장기간 발효만으로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천안 입장에서 생산되는 연미주가 대표적이다.

 

천안 입장주조(대표 김용희)에서 2002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연미주의 유례는 약 1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입장주조 김태중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천안지역에서는 약 1000년 전부터 생쌀에 끓는 물을 붓고 물에 누룩 갠 것을 넣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백화주’라는 술을 빚어왔다. 이 발효기법을 전문 용어로 ‘무증자사입법’이라고 하는데 연미주는 이 방식을 완벽히 재현하고 있다.

 

무증자사입법을 적용한 연미주는 누룩과 고두밥(찐쌀)을 발효시킨 탁주와 달리 쌀을 찌지 않고 생쌀로 90여 일간 발효시켜 얻어진다.

 

술을 만들 때 쌀을 찌는 이유는 곰팡이가 쌀을 당화시킬 수 있도록 전분을 물컹하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균 중에 ‘거미줄곰팡이’가 있으면 당화력이 강해져 굳이 찌지 않더라도 발효가 가능하다. 이렇게 무증자 발효로 만든 전통주로 백세주, 느린마을막걸리 등이 있다.

 

연미주 역시 생쌀에 어떠한 변형도 주지 않고 형태 그대로 발효시키기 때문에 일반 약주보다 빛깔이 맑고 영롱한 것이 특징이다.

 

단맛, 신맛이 잘 어우러진 산뜻한 맛과 은은하게 나는 약재향, 곡물향이 좋다. 구기자, 오미자, 홍삼, 황기 등 소량의 소량의 한약재가 들어가는데 각종 전유어와 곁들이면 좋다.

 

도수는 13% 정도로 목넘김이 특히 부드럽다. 입장주조에서 창업자이자 아버지인 김용희 대표를 이어 술을 빚고 있는 김태중 이사는 연미주의 부드러움을 ‘발효’에서 찾고 있다.

 

“발효온도를 23도로 맞추고 있는데 다른 술에 비해서 온도가 낮은 편이에요. 저온 발효를 하면 술에서 산뜻한 과일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래 약주와 막걸리에는 인위적인 향을 못쓰게 돼 있어요. 발효 과정에서 나는 천연 향을 아로마라고 하는데 연미주처럼 산뜻한 과일향을 내기 위해선 발효를 제대로 잘 시켜야 해요. 세세히 공개하긴 어렵지만 제 발효의 비법은 효모에 있습니다. 효모를 다른 양조장에 비해 많이 쓰는 편이고 발효 과정에서 ph를 떨어뜨리기 위해 젖산을 사용합니다.

 

입장주조는 1996년 김용희 대표가 기존의 입장양조장을 인수하며 첫발을 딛게 된다. 이후 2007년 농업회사법인 입장주조 주식회사를 설립하여 그해 10월 국세청 주관 전통주 품평회에서 입상을 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한국 전통주품평회’ 은상을 비롯, 그해 6월 농림부 주최로 열린 ‘월드컵 16강 막걸리’ 입상에 이어 10월 ‘제1회 우리술 품평회’ 생막걸리부문에서 은상을 받았다. 2012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도 연미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충청권 업체들 중 정부차원의 전국단위 3개 품평회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건 입장주조가 유일하다. 

 

연미주의 빼어난 술맛은 천안시민이 보증하고 있다. 연미주, 입장막걸리 등 입장주조에서 생산되는 술은 오직 입장읍내 한 곳의 직판장에서만 판매되는데 연매출이 15000만 원 가량이다.

 

택배로 전국 각지에 판매하고는 있지만 직판장으로 연미주를 구매하러 오는 단골들이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는 판매량이다.

입장주조는 연미주에 이어 최근 개발한 국화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초대 창업자 김용희 대표에 이어 양조장을 총괄하고 있는 김태중 이사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전통주 시장 전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욕심은 없어요. 다만 소비자들이 찾는 술을 만들어 판매하자는 게 저희의 목표에요. 아무리 맛있고 좋은 술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이어 간다’는 연미주의 뜻처럼 고객들의 사랑을 오래오래 받을 수 있는 그런 술로 시장에서 살아남겠습니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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