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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나라꽃보다 ‘아름다운 꽃 무궁화’로 기억되길”

충남인- 우리꽃 무궁화박물관 권영은 관장

2018.08.15(수) 23:12:5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나라꽃보다 ‘아름다운 꽃 무궁화’로 기억되길” 1


“나라꽃보다 ‘아름다운 꽃 무궁화’로 기억되길” 2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었다. 숫자 8을 옆으로 뉘인 모양(∞)이 수학식 기호 무한대와 같고 그 뜻이 ‘다함이 없다(無窮)’의 의미와 상통하기 때문에 선택됐다. 또한 8월 8일은 시기적으로 무궁화가 가장 활짝 피는 시기라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도 제격이다. 사계절 언제든 활짝 피어 있는 무궁화를 만날 수 있는 곳, 우리꽃 무궁화박물관의 권영은 관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하루 한 번 피고 지며
100일간 허락된 꽃

 
무궁화 꽃은 7월부터 10월까지 매일 새롭게 피고 진다. 새벽에 피어난 꽃은 오후엔 오므라들었다 저녁이면 꽃봉오리째 완전히 떨어진다.
 
다 자란 나무 한 그루가 100일간 피우는 꽃송이는 3,000송이에 달할 정도로 여름내 마르지 않은 생명력을 보인다.
 
지금은 무궁화가 만발해 가장 아름다워야 할 시기다. 그러나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과 불볕더위로 생명력의 상징 무궁화도 기세가 주춤하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폭염 속에서도 활짝 펴 있다는 무궁화를 만나러 천안 원도심의 한 골목에 자리한 ‘우리꽃 무궁화박물관’을 찾았다.
 
권영은(37) 관장은 150여 종의 무궁화나무와 70여 종의 품종별 표본이 가득한 전시실을 소개하며 개관 배경을 설명했다.
 
“한지로 한국의 들꽃을 재현하는 작가들의 모임이 있어요. 1세대 한지꽃 작가 한통복 선생님께 저희 어머니가 오랫동안 배웠고, 어려서부터 구경하면서 돕다가 저도 시작하게 됐죠. 모임에서 우연히 ‘무궁화를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제안이 나왔어요. 무궁화는 여름 한 철에만 볼 수 있는 꽃이라 사계절 내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에 ‘한지로 무궁화 만들기’를 시도했어요. 만들다 보니 저희만 보기에 너무 아까울 정도로 예쁘더라고요. 사람들한테 널리 알리고 같이 봤으면 하는 마음이 박물관으로까지 이어졌어요.”
 
처음부터 거창하게 ‘나라꽃 무궁화’를 알리고자 한 건 아니었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던 사람들이 작업 과정에서 ‘한지로 만든 무궁화’를 탄생시켰고, 이를 널리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결실을 맺었다.
 
‘천안’과 ‘원도심’이라는 위치도 마찬가지다. 권 관장의 고향이 천안인데다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이라 자연스럽게 천안으로 왔고, 유동인구가 많으면서도 운영의 부담이 적은 곳을 찾다보니 원도심이 되었다.
 
권 관장은 지난해 2월 21일 개관한 우리꽃 무궁화박물관이 아직은 ‘숨어 있는 곳’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무궁화 주간’을 맞아 권 관장과 박물관 전시물의 인기는 한껏 치솟아 있었다.
 
‘나라꽃’ 존중 중요하지만
‘생활 속 무궁화’ 즐겨야

 
매년 이맘때 산림청의 주관으로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중앙행사와 전국 각지(수원, 홍천, 완주, 세종)에서 개최되는 지방행사에 박물관의 작품 전시가 이뤄지고 체험 프로그램이 소개된다.
 
이미 지난 3~5일 수원 축제를 마쳤고, 오는 16일 끝나는 세종 축제가 남았다.
 
이 기간 중 지난 10~15일까지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전시 및 체험 일정을 오롯이 소화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단순히 이미 제작된 작품만 출품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기획된 작품들을 준비하느라 더욱 바빴다는 권 관장.
 
그는 특히 지난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에 사용된 무궁화 화관과 관람객들이 직접 ‘한지로 만든 무궁화’를 송이송이 꽂아 만든 가로 3m, 세로 6m의 한반도 지도를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권 관장은 사람들이 무궁화를 접할 때 이 꽃이 ‘국화’라는 인식 때문에 일종의 의무감을 갖고 대하는 점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
 
“무궁화에 대해 설명이나 강연을 하다 보면 ‘나라꽃 무궁화’로 무궁화의 정의가 끝나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저는 무궁화에서도 꽃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먼저 발견했으면 해요. 그 안에 우리나라의 역사와 상징이 한 부분으로 들어 있는 거라고 접근하면 어떨까요?”
 
이처럼 권 관장은 무궁화가 특별한 곳에서 가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감상하는 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존재하는 평범한’ 꽃이길 더 바란다.
 
그래서 한지로 만든 무궁화 코르사주, 무궁화 꽃다발, 무궁화가 새겨진 생활 소품 등을 통해 ‘생활 속 무궁화’를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즐길 수 있길.  
 
박물관에서도 ‘나라꽃’으로서의 상징성을 내세운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여러 매체에서 박물관의 대표작품으로 자주 소개된 1560송이의 무궁화로 만든 대형 태극기나, 한반도지도, 국가 휘호 등이 ‘국화로서의 무궁화’에 주목한 작품이다.
 
권 관장은 국화로서의 무궁화는 충분히 존중받아 보호되어야 하지만 무궁화를 ‘국화’의 지위에만 두는 것은 보급과 확산을 위해서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무궁화를 찾는 것, 박물관의 문을 연 이유도 거기에 있다. 
 

1560송이 한지꽃 무궁화로 만든 대형 태극기 작품.

▲ 1560송이 한지꽃 무궁화로 만든 대형 태극기 작품.


한지에 불어넣은 생명력

명실공히 ‘무궁화(無窮花)’

 
이런 마음을 담아 한지로 무궁의 품종별 특징과 아름다움을 살려 제작하는 과정엔 적지 않은 공이 든다.
 
재료로 전주나 원주의 국산 한지만을 택해 무궁화 색과 비슷하게 염색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색을 얻기 위해 5~6회의 염색을 거쳐 꽃잎 모양을 만들고, 낱장의 꽃잎에 다시 단심이나 품종마다의 특징을 살린 채색을 한다. 잎사귀나 꽃봉오리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염색한 한지가 볕에 바래지 않고 오래 색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특수처리를 해 야외전시에도 작품이 상하지 않도록 한다.
 
꽃과 잎뿐만 아니라, 수술과 수술알맹이까지 일일이 한지를 이용해 재현하므로 어디건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과정이 없다.
 
한 송이 혹은 한 그루 무궁화의 각 요소가 마련되면, 나무는 수형 틀을 잡고 일일이 가지를 꽂아서 모양을 잡고 거기에 한 송이씩 조합한 꽃으로 완성시킨다. 분업을 통해 작업 과정을 나눠도 액자 작품 하나엔 일주일 정도, 나무 한 그루엔 배 이상의 시간이 든다.
 
권 관장과 작가들의 바람은 사람들이 한지 무궁화를 감상하고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규모 박물관의 한켠을 강의·체험공간으로 마련해 어린이 및 청소년 관람객들에게 무궁화를 알리는 강연과 ‘한지로 만드는 무궁화’ 체험을 진행한다.
 
박물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에 한계가 있다 보니 앞으로는 도 교육청과 연계해 학교에 ‘찾아가는 교육’을 열어서 무궁화에 대한 강의를 간단하게 하고, 직접 한지로 무궁화를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
 
권 관장은 “현 김지철 교육감님이 무궁화에 관심이 굉장히 많으세요. 행사 때마다 저희가 만드는 코르사주를 항상 가슴에 달고 나가 주셔서 그걸 보고 관심 있는 학교들이 주문하기도 해요”라고 하며, 조금씩이나마 관심이 커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충남도민들에게 이런 당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장이나 저희 박물관을 찾아 한지로 만든 무궁화를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실제 꽃과 얼마나 비슷한지 기대하고 오셔서 비교도 해 보세요. 그리고 생활 속에서 한지꽃 무궁화를 어떻게 즐기고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제안해 줘도 좋을 것 같아요.”
 
권 관장의 바람과 도민들의 아이디어가 만나 앞으로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생활속에서 다양한 한지꽃 무궁화를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위치: 천안시 동남구 옛시청길 18 2층
● 문의: 041-568-8968
● 관람시간: 매일 10:00~17:00(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손유진 syj0319@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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