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광덕사 일주문

천안의 특산물 하면 '호두'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대보름에 부럼으로 먹기도 하고 휴게소에 들릴 때 간식으로 챙겨먹는 것 중의 하나가 또한 천안의 호두과자인데 천안에는 호두나무로 유명한 광덕사라는 절이 있다.호두나무가 우리나라에 처음 전래된 것은 고려 말이며 호두나무를 처음 심은 곳이 바로 천안 광덕면이라고 한다. 


▲천안 광덕사 전경, 보화루 앞 호두나무

일주문을 지나 조금 걸어 올라가면 광덕사가 나타난다. 멀리서도 큰 나무가 눈에 띄는데 단 번에 저 나무가 광덕사 호두나무임을 알게 된다. 
호두는 고려 1290년인 충렬왕 16년에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로부터 호두의 묘목과 종자를 가지고 와서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씨는 광덕면 매당리 고향의 자기 집 앞 뜰에 심은 것이 시초라 한다. 그 이후 선생의 후손 및 지역 주민들이 정성껏 가꾸어 천안 호두의 주산지가 된 것이라 한다. 



보화루 앞에 위치한 광덕사 호두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398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상 이 나무가 그 처음 심은 호두나무라는 증거는 없다고 한다. 단지 나무의 크기와 둘레만 보더라도 꽤 오랜 세월을 지키고 있었음을 짐작할 뿐이다.
 


대웅전으로 올라가다 뒤돌아서 다시 한 번 담아본다. 


▲광덕사 대웅전

광덕산에 자리한 광덕사는 832년(신라 흥덕왕 7년) 진산화상에 의해서 처음 세워진 사찰로 전해진다. 조선 1679년(숙종 6년)에 안명로가 지은 [광덕사 사적]에 따르면 당시에는 충청도와 경기 지방에서 가장 큰 절이었다고 한다.  광덕사의 주요 전각은 대웅전과 명부전, 천불전이 있다. 대웅전은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오른쪽에는 아미타여래를 왼쪽으로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으로 현재의 광덕사 대웅전은 1872년(고종 9년)에 중건하였던 것을 1983년에 해체하고 전의 모습대로 재현한 것이라 한다. 해체시 발견된 대형 주춧돌이 통일신라 양식이어서 광덕사의 창건시기를 알 수 있게 하였다. 


▲대웅전 앞 석사자

대웅전의 정면 계단 앞 좌우에는 조선시대로 추정되는 석사자가 1구씩 서 있다.  원래 이런 모습인지 아니면 세월 탓에 많이 닳은 것인지 아주 많이 생략된 형태의 모습이다. 하늘을 보는 형태가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모양이며 입은 약간 약간 벌리고 있고 이빨을 조각되어 있지만 형식적이라 거의 사실감이 없어 처음에는 석사자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육화당(좌), 광덕사 삼층석탑(중앙), 범종각(우)

광덕사 3층 석탑은 통일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탑은 보통 부처님의 사리나 유품을 모시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지만 나중에는 가람배치상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1층의 지붕들이 2층의 몸돌과 하나로 되어 있고 2층의 지붕들도 3층 몸돌과 하나로 되어 있다. 


▲적선당(좌), 삼층석탑(중앙), 대웅전(우) 


▲명부전(좌), 육화당(우) 



7월에서 9월 사이에 거의 100일동안 핀다하여 붙여진 백일홍을 광덕사에서도 볼 수 있다. 아주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여름날의 상징과도 같은 꽃을 광덕사에서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광덕사 천불전 노사나불괘불탱

대웅전을 빠져나와 천불전에도 잠시 들렸다. 특히 큰 바위 위에 새겨진 노사나불괘불탱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찌 사람의 손으로 바위 위에 그림을 그리듯 저리 조각을 할 수 있었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천불전을 지나면 정림사탑을 그대로 본뜬 석탑을 만난다. 광덕사의 주요 전각인 대웅전을 비롯해 명부전, 천불전, 그리고 석탑까지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라 고색창연함이 없어 다소 아쉽긴 하다. 지금은 현대적이지만 나중에는 오랜 세월이 담긴 건축물로 남아 있었으면 했다. 



하늘은 드높아지고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잠자리 또한 많아졌다.
가을이 더욱 깊어짐을 느끼며 광덕사를 나선다.

광덕사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광덕사길 30 광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