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태학사와 연못
천안 태학사에 들렸다.
태학사에는 보물 407호로 지정된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사찰여행은 자칫 따분할 수도 있지만 태학사와 마애불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봄꽃에서 여름꽃으로 갈아입은 금계국이나 개망초를 비롯한 꽃들과 함께 하여 지루하지 않은 산책이었고 태학사에 당도하였을 때에는 빨간 수련이 가득한 연못이 또 한 번 반겨주었다.
사찰도 아담하고 연못 또한 아담하여 수련 또한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비가 내려 감성에 젖기도 하였고 더욱 붉어진 홍수련과 진한 초록잎이 색감대비를 이루어 태학사 본전보다 오히려 비내리는 연못 풍경에 더 오랜 시선을 두었던 것 같다.
▲천안 태학사
지금의 태학사는 재건된 모습이라 그리 고색창연함은 찾기 힘들지만 보물인 마애불과 관련이 있는 곳이니 역사가 깊으며 당시에는 규모가 꽤 큰 절이었다. 안내문과 네이버 백과사전을 살펴보면 진산대사가 신라 흥덕왕(826∼836) 때 해선암으로 창건하였다가 폐사된 것을 1930년대에 중건하였다. 해선암이었을 당시에 진산대사는 절 뒤편에 있는 바위에 마애석불을 조성하였고 절 이름을 해선암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전설에는 [신라 진덕여왕 때 진산대사께서 해선암을 창건하시고 보물 407호인 마애불을 조각하였다]라고 전해지며 이를 증명하듯 진산대사가 암자를 지을 때의 기와조각 및 고려시대 석탑 등 여러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현재 건물로는 대웅전, 미륵전, 산신각과 요사체가 있으며, 유물로는 해선암터에서 발견된 석탑과 보물 407호인 마애불이 있다.
태학사의 뒤편 길로 500미터 정도 올라가면 마애불을 만날 수 있다.
중간에 너른 공터를 지나 나무 계단을 조금만 올라서면 마애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태학산의 정상까지도 1.15km밖에 되지 않아 체력이 된다면 정상까지 정복하는 것도 좋을듯 싶다.
일단 나는 마애불만 만나기로 하였다. 보물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과연 어떤 모습일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설 때마다 궁금증이 커진다.
▲보물 제407호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
드디어 마애불과 마주한다. 정식명칭인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407호로 높이 7 미터, 가로 3 미터의 화강암으로 고려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불의 안내문에는 [얼굴에 표정이 굳어 있고 눈꼬리가 옆으로 길게 뻗어 있다. 상체는 돋을새김으로 처리하였으나 하체로 내려갈수록 선으로만 표현하였다.] 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고려 후기 마애불의 전형적
인 형식이라고 한다. 불상 위에는 비와 이슬을 막기 위하여 암석에 의지하여 건물을 세웠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이야 돌을 조각할만한 도구가 널려있지만 고려시대나 그 이전에 제작된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국보인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상을 볼 때면 조상들의 예술성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천안 법왕사
내려오는 길, 태학사 바로 옆에는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자연동굴이 있는 법왕사를 함께 들려도 좋다.
태학사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돈마루1길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