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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마을 자원이 성장과 행복의 디딤돌

모두 함께 새로운 충남 ①당진 백석올미마을

2017.03.07(화) 00:29:4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마을자원이성장과행복의디딤돌 1

충남도의 농업 6차 산업화 전략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6차 산업 활성화와 지역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 2013년부터 열린 ‘농업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2013년 서산 참샘골호박농원, 2014년 당진 백석올미영농조합법인, 2015년에는 논산 궁골식품이 각각 대상을, 2016년 당진 신평양조장영농조합이 경영체 부문 대상을 받은 것이다. 그중 으뜸 지역이라 불리는 당진 백석 올미마을에서 사회적 경제와 6차 산업이 만난 모델을 찾을 수 있다.
 
소박한 마을의 큰 결실
 
평균 나이 76세. 희끗희끗한 머리에 조리 모자를 눌러쓴 어르신들의 웃음꽃이 작업장을 가득 메운다. 한과의 구수한 조청 향이 어르신들의 향기와 어우러져 더욱 달달하다. 당진 순성면 백석리의 백석올미영농조합 한과공장 이야기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은 2012년 8월에 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첫발을 뗐다. 2016년 현재 조합원은 59명. 한과와 장아찌, 고추장과 진액을 판매한다. 이곳의 첫 해 매출은 달랑 800만 원이었다. 그런데 이변은 그 다음부터였다. 2013년 2억3000만 원의 매출에 이어, 지난해 매출 총 6억1000만 원을 달성했다. 어르신들로부터 출발한 작은 한과공장이 4년 만에 급성장한 것이다.

 짧은 기간에 이런 성과를 낸 기업이라고 하면 대단한 아이디어나 기술력, 그리고 우수한 인력으로 무장한 조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문만큼이나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 때문에 손사래를 치며 전하는 백석 올미의 이야기는 소박했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2008년 퇴직한 남편의 고향으로 이주한 김금순(67) 대표는 백석 올미의 시작을 이렇게 기억했다.

“남편이 퇴직하고 노후를 편안히 보내려는 마음으로 귀농했죠. 그러다가 마을 부녀회를 맡았는데 주된 활동이 봉사였어요. 근데 봉사를 하려고 해도 다만 얼마라도 돈이 필요하니까 조금이나마 수익사업을 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마을에서 나는 주재료를 중심으로 한과를 만들었죠. 처음에는 조금씩 만들어 팔다가 조합을 만들고 점차 확대되면서 이렇게 규모가 커졌네요.”
 
백석올미마을 상생 법칙
 
당진 순성면은 국내 매실 중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곳의 특산물은 왕매실이다.

그리고 찹쌀과 멥쌀, 콩, 참깨, 검은깨 등을 재배하는데 여느 시골마을에서 재배되는 작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것들이 바로 백석올미영농조합이 만드는 한과의 주재료이다.

주민들은 마을을 대표하는 왕매실과 당진의 해나루 쌀을 이용해 조청을 만들고 한과 공장을 세우기로 뜻을 모아 ‘백석올미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올’은 한자로 으뜸을, ‘미’는 맛을 뜻한다. 이름 하나에도 최고의 맛을 향한 당찬 포부를 담았다.

“남원천변에는 10만 그루의 매실나무들이 있는데 그게 우리 마을의 보물이죠.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게 가장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백석 올미가 만드는 한과는 겉모양으로만은 별로 특별한 차이를 알 수 없다. 요리프로그램에서 경쟁적으로 만드는 음식처럼 화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먹어보면 맛으로 그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찹쌀을 바탕으로 왕매실을 발효시켜 만든 조청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한번 맛을 보면 입맛을 다시곤 한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하고 거둔 좋은 원재료와 할머니들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손맛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재료를 구매하는 방법도 마을과 조합이 서로 상생하는 방법을 택했다.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다해 재배한 농산물은 조합에서 소매가로 구매한다. 다른 유통업체가 수매하는 값보다 훨씬 비싼 값이다. 그리고 조합원이 함께 모여 한과를 비롯한 가공식품들을 만들고 서로 일한 만큼 이익을 나눈다. 여기에 판매에도 조합원들이 팔을 걷고 나선다. 그리고 판매가 이루어졌을 때에는 일정금액의 판매수당도 가져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이라면 원재료에서 한과의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세 단계에서 마을과 조합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현재 수천여 명의 고객이 확보되어 있죠. 또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한 매출도 있고 지역의 여러 단체와 연결된 판매망도 있어요. 또 현장 직거래 판매나 계약판매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했죠.”
 
지역 자산 활용이 비결
 
현재 백석 올미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다양하다. 매실한과와 약과를 비롯해 매실조청, 매실고추장, 매실장아찌, 각종 엑기스 등이 있다. 일체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우리 농산물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 농산물로 판매될 경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백석 올미의 성과에는 다양한 이유가 섞여 있지만 전문제조기술의 습득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충남연구원이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백석 올미의 성공을 이렇게 분석했다.

무엇보다 마을기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조합원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한과 전문과정을 이수해 제조공정상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합원들이 각자 자신들의 제조기법을 고집하는데 따른 불협화음을 잠재우고 전문기술을 수용하게 만들었다는 점, 상품 제조단계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를 리더 그룹에서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한 점, 맛과 품질에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한 제조, 생산 방식을 찾은 점 등을 들었다.

전문과정 이수는 6개월이라는 시간투자와 대표를 포함한 주요 조합원들의 노력, 개인적 헌신이 밑바탕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적절한 기업 운영전략의 선택도 성공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결합된 자원(매실, 해나루쌀) 가운데서 시장형성이 가능한 분야를 선택하여 마을기업을 설립한 점, 기업의 의사결정에서 조합원들의 공통된 생각을 채택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해당 과정을 공개하며 의사결정구조가 독점화되지 않도록 한 점, 마을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공식 문서로 기록하여 남기는 작업을 충실히 진행한 점, 그리고 수시로 열리는 임원회의는 정형화된 회의구조와는 다르게 점심식사를 하면서 틀에 구애되지 않는 일상적인 방식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결론을 만들어 간 것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마을기업이 처한 현실의 여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별로 적절한 경영전략을 택한 것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현장판매 위주 → 연고판매, 판매수당제 도입 → 온라인 판매망 구축, 납품업체 발굴 영업활동, 체험 프로그램 수요 대응이라는 순차적 단계를 거쳐 판로를 확장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기업은 어느 정도 기틀이 잡히면서 안정적 성장을 위한 대안을 고심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직면한 현안(사업 다각화, 사업인력 확충, 적정임금 지급, 월별 평균매출 유지 등) 해결방안으로 ‘충남형사회적기업’을 신청했다.

이러한 노력과 기업운영전략 덕분에 백석 올미마을 어르신들의 구슬땀은 늘어나는 수입 이외에도 알찬 결실로 이어졌다. 전국에서도 우수 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우수마을 기업상을 받았고 2014년 7월에는 제2차 6차 산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2016년 제21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무총리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다양한 농어촌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도농교류 활성화에 앞장서온 데에 대한 표창이었다.

백석 올미마을의 실험은 사회적 경제, 농업 6차 산업이 만났을 때 어떤 모델이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마을의 특색인 농업, 그 중에서도 한과를 만들며 경제적 성장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사회적 경제의 가치를 잃지 않았다.

자본주의 시장은 자본과 이윤을 추구하지만 그 속의 사회적 경제는 사람을 우선한다.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공공에 대한 공헌을 먼저 생각한다. 경영의 자율성과 민주적 의사결정, 이윤배분 과정에서 사람과 노동을 중시하는 경제를 지향한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기업 뿐만 아니라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조직들의 생산과 분배 그리고 소비가 이루어지는 호혜적 경제시스템이다. 특히,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주민을 채용해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이 만들어가는 행복한 삶터로 널리 알려진 백석 올미마을은 오롯이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복한 마을이다. 성장 위주의 경제지표를 넘어 주민행복지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마을 사람들, 예로부터 하얀 돌이 많아서 붙여진 백석이라는 이름은 이제 더 행복한 길을 다지는 디딤돌이 되었다.
●충남연구원 041-840-1124
 

김금순 올미영농조합 대표가 조합원들과 함께 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연대는 백석올미마을에 성장과 행복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다.
▲ 김금순<오른쪽> 올미영농조합 대표가 조합원들과 함께 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연대는 백석올미마을에 성장과 행복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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