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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아산 공세리성당의 겨울

2017.02.02(목) 12:24:37 | 쟈스민 (이메일주소:mee0102@naver.com
               	mee0102@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1

여행지에 따라 언제 가도 좋은 곳이 있기 마련이다.
아산 공세리성당도 그렇다. 이런 곳은 계절별 아름다운 모습 또한 마찬가지이다.
 
봄이면 벚꽃이며 철쭉(혹은 영산홍), 꽃잔디와 목련이, 여름이면 푸르른 녹음과 연분홍 상사화와 진분홍 배롱나무꽃이 반기고 가을도 참 예쁘다던데 가을에는 가보질 못했다. 지난 가을에 시도을 했었으나 여름 내내 오랫동안 무더웠던 탓에 지난 가을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단풍명소의 단풍이 곱게 물들기 전에 말라버렸거나 낙엽이 된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 포기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눈이 내린 후 며칠이 지나 찾아가 본 공세리성당의 겨울이다. 다른 계절만큼은 아니어도 천주교 신자들이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눈은 대부분 치워져 있었지만 곳곳에 눈의 흔적들이 조금 남아 있었고 요즘 보기드물게 미세먼지 없는 깨끗하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마주할 수 있는 날이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2

계절별로 보여주는 아름다움만큼 공세리성당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골 촬영지가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같다. 공세리성당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늘 시선을 압도하는 이 나무는 공세리성당의 문지기 나무로도 불리는 팽나무로 수령이 350년 이상이 된 것이었다. 겨울이면 겨울대로 성당을 감싸안듯 보호하고 여름이면 푸르른 잎들을 자랑하며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며 그 오랜 세월을 공세리성당과 함께 했을 것을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3

입구에는 팽나무가 있고 측면이 바라보이는 곳 앞에 위치한 이 나무는 수령이 38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공세리성당은 아산만과 삽교천에 위치해 천주교 박해 시대에는 내포지방의 입구로 해상과 육로가 연결되는 중요한 포구였으며 현재 성당이 위치한 곳은 예로부터 세곡을 저장하던 공세곶 창고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조선 성종9년 (1478)에 세곡 해운창을 설치 운영하다가 중종 18년(1523) 80칸의 창고를 짓고 충청·전라·경상도의 3도로부터 당시 세곡을 상·하역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활용하기 위하여 성곽 옆에 많은 나무를 심었는데 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영조 38년(1762)에 해운창 폐지에 따라 이곳 조창도 폐지되었다.  이 느티나무는 고종 31년(1894)에 현 천주교 성전 건립 당시 성곽으로부터 3미터 아래인 현 위치로 옮겨진 것이라 한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4

공세리성당의 시작은 1890년 프랑스 외방선교회 파스키에 신부님에 의해 예산 간양골에서 부터였으며 그 후 5년 뒤인 1895년 이곳에 부임한 에밀 드비즈 신부는 400년이 지난 세곡 창고 터를 헐고, 1922년 10월 8일 고딕양식의 공세리성당을 봉헌하게 되면서 천주교 신앙이 자리잡게 되었다. 드비즈 신부님이 하신 일 중에는 이명래 고약의 원 개발자로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고약을 무료로 나누어 주었으며 그 비법을 이명래(요한)에게 전수하여 전국적으로 보급되기도 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5

성당의 내부는 들어가 볼 수는 있지만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6

순교자묘지에는 신유박해(1801) 때부터 병인박해(1873)가 끝날 때까지 단지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공세리 지역의 순교자들이 모셔져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아산 지역의 첫 순교자는 1825년 3월에 체포되어 해미에 투옥되었다가 문초와 형벌을 받고 석방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한 하 바르바라를 시작으로 병인 박해때 걸매리 출신 박씨 일가와 박 홍갑, 오 인악, 박 제환(베드로) 등은 18세의 나이에도 믿음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의 길을 택하였다고 한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신앙을 지킨다는 것이 상상을 하기 힘들지만 그들이 목숨과도 바꾸며 끝까지 지킨 진리와 신념, 정신을 통해 이 땅에 천주교가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7

성당의 측면과 마주하고 있는 박물관은 한국천주교회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내포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대교회의 교우촌 생활모습과 신유·병인박해 때의 순교자들, 한국전쟁 당시 순교한 성직자들의 활동모습, 그리고 공세리 성당 초대 신부인 에밀 드비즈 신부의 유물과 성 앵베르 주교를 비롯한 32위 순교자의 유해를 모시고 있다. 다만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8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길로 예수님의 사형선고로 시작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시며 묻히시는 과정을 14처에 담아 놓은 것이다. 눈 내린 길을 사부작 걸으며 그가 짊어진 십자가의 길을 나 또한 밟아 보았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9

예수님과 천주교를 향한 수많은 순교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이 십자가의 길을 통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이르는 길을 통해 인간을 향한 큰 사랑과 인생에서 겪을 수많은 시련과 고통을 지혜롭게 이겨낼 힘을 조금이나마 얻을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산공세리성당의겨울 10

사진애호가나 여행자로서는 성당의 계절별 아름다움을 담는 것으로 좋은 곳일 수도 있고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되기도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순교자들의 희생이 담긴 거룩하고 성스러운 장소로 종교와 순교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만한 곳이기도 했다.

아산 공세리성당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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