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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폭염에 지친 입맛 더덕구이로 살렸다

수덕사에서 맛본 더덕구이 한상

2016.08.17(수) 16:25:30 | 남준희 (이메일주소:skawnsgml29@hanmail.net
               	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숨 죽을줄 모르는 펄펄 끓는 더운 날씨. 덕분에 입맛도 뚝, 의욕도 뚝... 고민 끝에 수덕사로 향했다.
수덕사 산채비빔밥이나 그 유명한 더덕구이를 먹어볼 요량으로. 
 
덕숭총림 수덕사에 관해서는 자세한 설명 필요 없겠다. 워낙 유명한 사찰이고 다들 우리 도민리포터 코너에 성실하고도 자세하게 소개가 되었으므로.
필자는 수덕사까지 갔으니 맛집 한곳 찾아 제대로 수덕사 상차림을 느껴보고 싶어서 간것인데 그냥 밥만 먹고 오기엔 서운해서 쉽게 접하기 힘든 견성암(見性庵)에 잠깐 들러 마음도 정(靜)하게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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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성암 돌담
▲ 견성암 돌담

견성암
▲ 견성암 동선당

견성암은 한국 최초의 비구니 선원이다. 모르는 분들도 많을텐데 국내 여러 비구니 선방중 최초의 곳이라는 점이 의미가 깊다.
견성암의 출발은 1900년대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만공스님이 덕숭산 중턱의 정혜사 부근 작은 산채에서(사실상 토굴에 가까웠다고 함)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아주 작은 규모의 초가집이었다고.

좁고 불편했지만 40∼50명의 비구니 선객들이 북적거리며 이곳에 점차 비구니가 늘어나고 수도 정진을 계속하면서 본격 여승(女僧)의 선방으로 자리를 잡아 그분들의 수행처가 되었다.
어느 사찰이든 대개가 다 그렇듯 수덕사 견성암 역시 조용한 가운데 수도정진하는 분들의 조용한 움직임만 간간히 보일뿐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 그대로 오늘도 불자들의 발걸음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견성암에서 마음을 씻은 다음 내려와 본격적인 수덕사 맛 탐사를 시작해 본다.
 
수덕사 입구에 줄지어 있는 한식당들
▲ 수덕사 입구에 줄지어 있는 한식당들

작심하고 출발했던 것처럼 오늘의 메뉴는 수덕사 더덕구이다. 어느 음식점에 갈거라는 계획은 애초부터 없었다. 왜냐하면 수덕사에 오면 더덕구이뿐만 아니라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정식 등 다양한 메뉴가 식객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
오늘도 그냥 눈팅으로 쓱 지나치다가 마음에 드는 메뉴를 고르려고 했는데...
역시 한 식당의 더덕구이 정식이 눈에 밟힌다.
‘그래, 오늘은 저거다’
   
수덕사 더덕구이정식
▲ 수덕사 더덕구이정식

와~우...
진정 푸짐하다.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져 나온 더덕구이 정식. 더덕구이가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더덕만 먹을건 아니었기에 다른 반찬들에게도 눈길이 간다. 정말 없는게 없는 한정식 상차림이다. 상다리가 부러질까 염려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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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 가는 반찬부터 하나씩 볼꺼나.
맨왼쪽 위가 둥근마다. 진액이 묻어 나오는 둥근마. 예로부터 지사제와 강장제로 이용되어 왔는데 마 속에는 뮤신과 당단백질 등이 일반 마와 비교했을 때 그 함유량이 4배 이상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래는 검은콩 두부. 노란콩이 아닌 검은콩 두부는 맛부터 무척 고소하고 담백했다.
오른쪽 위에서부터 아래로는 우렁이 오이무침, 방풍나물, 양상추 샐러드다.
우렁이는 특유의 쫀득함이 새콤한 식초와 어우러져 입맛을 돌게 했고 방풍나물 역시 몽고군이 전쟁때 싸 들고 다녔다는 건강채소다.
야들야들한 양상추는 아삭아삭 식감으로 입맛을 다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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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참조기와 비슷한 이녀석, 부세라는 물고기다. 조기보다 값이 싸서 가끔씩 조기로 둔갑해 팔렸지만 요즘은 그 맛이 조기보다 낫다 해서 값이 더 비싸다고.
왼쪽 아래는 초석잠이다.
초석잠은 뇌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페닐에타노이드라는 성분이 들어 있고, 치매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콜린 성분도 풍부하다. 부종과 뇌졸중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주며, 혈액 순활을 원활하게 해준다. 술 드시는분들에게 오는 지방간의 형성을 억제해준다.
 
중간 오른쪽 위는 비름, 그리고 그 밑은 취나물이다.
비름나물은 어릴적 어머니가 들판에서 뜯어온 이것을 된장양념으로 무쳐 주었던 친근한 반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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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의 자랑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묵은 설명 불필요할 듯.
그리고 아래 빨간 물은 무엇?
우묵사사리에 파프리카와 비트를 넣어 만든 특제 물김치다. 맛이 음~ 새콤달콤하면서 목넘김이 스르륵~. 맑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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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샐러드와 된장찌개, 그리고 새송이버섯 볶음이다.
송이는 얇게 썰어 기름에 부쳐 쪽파를 곁들여 냈는데 그 감칠맛이 오묘하다. 대개 가정에서 평상시에도 올리브유에 버섯을 달달 볶아서 먹는 그 맛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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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것은 가자미찜.
우리 충남 서해에 가면 간재미, 간자미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짭쪼름한 맛에 은근 밥도둑이다. 특히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간재미의 물렁뼈는 순식간에 막걸리와 동동주를 부르는 마법의 생선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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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등장하는 더덕구이이다.
딱 보기에는 오징어 채볶음처럼 보이지만,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는지. 군대생활 해보신 남자분들은 이 더덕구이 맛이 어떤지 금세 알것이다.
집에서도 더덕을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뒤 반으로 갈라 행주 위에 올려놓고 방망이로 두드려 부드럽게 만든 뒤 더덕구이를 해 먹을수 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이 더덕구이는 고추장에 조청을 섞은 양념장을 만든 다음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더덕을 살짝 구워 양념장을 바른 후 한번 굽고 마지막에 통깨를 뿌리면 그 맛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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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전과 소고기 불고기.
도토리전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도토리향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이것은 도토리묵에서 느끼는 그것과 또 다르다.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 되기 전에 도토리전을 먹으면서 배고픔을 달래기에 딱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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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놀라운 이것.
수덕사는 충남에서 내륙 깊숙한 곳에 속하는데 어리굴젓이 나와주었다. 서해에서 직송해 손님들에게 대접하는거라 한다.
 
수덕사에 가면 덕숭총림 고찰 수덕사를 만나 도량을 넓히고 마음을 정화한 뒤 이렇게 수덕사 앞에 죽 늘어서 있는 여러 식당에 들러 한정식 한상 받아보실 것을 강추한다.
도토리묵 정식, 산채비빔밥 정식, 더덕구이 정식 등 메뉴도 다양하고 이런 정식을 주문하면 위에 소개된 반찬들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나온다.
더위에 지친 입맛 되살려주는 수덕사 정식 한상, 품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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