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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내일’은 공짜 아냐…새벽 여는 여성들

제2회 충남 풀뿌리여성대회

2016.03.28(월) 22:47:1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지난 9일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충남 풀뿌리여성대회에 참가한 도내 여성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지난 9일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열린 제2회 충남 풀뿌리여성대회에 참가한 도내 여성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여성이 자신의 이름으로 욕망을 실현하며 살아갈 날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몇 세기를 거쳐 가부장적 사회와 타인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여성’이라는 신화를 깨고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내일이 올 수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지난 9일 ‘여성, 내일을 구하다’를 주제로 열린 충남 풀뿌리여성대회는 소중하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사회에 의해 규정되어지고 길들어진 여성이 아니었다. 적어도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규정하고 행복의 조건을 스스로 구축하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는 사진기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고 혹자는 부엌에서 마을과 소통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또는 개발 환상으로 조각난 이웃의 아픔을 연대라는 이름으로 치유했으며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권리를 외치기도 했다.

 

여성이 자기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내일’은 이미 도래하기 시작했다. 이날 모임이 바로 그 증거였다.

 

우리지역 여성들이 어떻게 내일을 구해가고 있는 지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 풀어 놓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가로림 상처 어루만져

 

▶권경숙(서산풀뿌리여성연대)

물범을 매개로 가로림만 지역 주민 간 소통의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가로림은 조력발전을 두고 지역민이 오랫동안 반목해왔다. 물범을 통해 주민간 연대와 이음의 고리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아이디어를 회원들이 서로 내놨다. 물범 만나러 가는 행사를 만들어 함께 식사도 하고 소감도 나눴다.

 

찬성과 반대로 갈라선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도록 진행했다. 한 고향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형·동생하며 자라왔다. 갯벌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분들이다.

 

가로림 조력 발전 사건 때문에 15년 동안 얼굴도 부딪히지 않고 살았다. 힘든 시기를 가졌다.

 

행사가 끝날 때 까지 가로림만반대투쟁위원장님이 자리를 지키셨다. 우리에게 주민과 이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해 줘서 감사하다 했다. 오히려 우리가 감사했다.

 

이제 우리 모임은 출발이다. 지역 현안을 고민하고 함께 달려가는 모습이 되겠다.

 

부엌서 시작된 마을살리기

 

▶양수경(청양행복여성네트워크)

몇 명의 여성과 함께 고민을 했다. 모든 것들이 빨리빨리 흘러가는 세태 속에서 조용히 우리가 이끌어 낼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를. 머리를 맞댄 결과 부엌에서부터 시작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선 우리의 목표는 바른 먹거리였다. 지난해 7 15일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닭요리를 통해 식용유부터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부여군과 연대도 이뤘다. 모임에 참가할 때마다 각자 집에서 지은 농산물을 가져와 음식을 해먹었다. 로컬푸드로 밥 한끼 먹자는 목표다.  팜파티를 열고 내 지역을 걸어 다니면서 숨결도 느꼈다.

 

이외에도 야외 영화제도 여는 등 재밌게 관계를 맺었다. 여러 만남이 끝나니 결국 사람이 남더라.

 

여성에 의해 농촌이라는 환경이 사람살기 좋은 곳으로 변할 수 있다.

 

장애인 살만한 사회로

 

▶차경선(놀뫼중증장애인자활센터)

장애인들이 소소한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권리는 당연하다.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39살 때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롯데 월드를 갔는데 장애인 화장실에 가기가 무척 힘들었다. 이후 3~4년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따가운 시선과 불편함 때문이다. 지인의 권유로 밖으로 나와 보니 여전히 불편했고 시선은 따가웠다. 싸우고 욕했다.

 

그러나 역효과만 있었다.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낸 게 사진이다.

사진으로 보니 풀 한 포기 꽃 하나 모두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이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는 모습, 지리산 여행에서 찍은 장애인 부부의 모습도 사진에 담았다.

 

장애와 비장애의 모습을 사진이란 매개체로 엮었다. 장애인 자립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사회참여다.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농촌 꽃피우는 청춘

 

▶윤정욱(충남 청년팀)

‘겨울식당’이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봄을 기다리는 청춘들의 마음을 담았다. 농부의 딸로 살펴보니 로컬푸드를 이뤄낼 구조가 없었다.

 

서울의 소비자에게 물어봤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있어도 농장과 직접 교류를 원하는 분들이 있었다. 도·농 허브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인들 식생활 문화가 외식이다. 식문화 공간을 농부와 소비자가 만나는 공간으로 기획했다. 이 공간을 ‘겨울식당’으로 명칭 했다. 봄을 기다리는 농부와 소비자, 청년의 의미를 담았다.

 

이곳에서 제철 농산물을 제공하고 농촌 문화교류와 숨은 토종 식재료 맛보기, 요리교실 등을 이룰 수 있다.

 

청년들은 농부발굴과 소비자 연결, 매대 진열과 기획 홍보역할을 하면 좋겠다.

지역 청년들에게 무척 힘든 시기다. 청년들이 고향에 머물며 돌볼 수 있는 허브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풀뿌리 공부는 나의 힘

 

▶전말숙(풀뿌리자치학교 1기 모임 아우누리)

여성정책개발원을 통해 풀뿌리 교육받으며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관심 갖지 않은 지방자치와 예산, 양성평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귀에 들려오기 시작하더라.

지난해 총 9회에 걸쳐 환경과 경제, 돌봄과 문화, 도시계획 등을 공부했다.

 

시·군 여성의원과 함께 지방자치를 주제로 토론도 했다. 또 풀뿌리 여성활동가와 지역여성 등도 함께 참여해 지역 간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공유했다.

 

우리가 1기 수료생이다. 교육을 통해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거듭났다. 우리가 하는 지역 모임활동의 의미와 개선방향을 스스로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여성으로써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수료 후 아우누리를 만들고 지역발전 방향을 고민하며 함께 풀어가고 있다.

 

더 많은 공부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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