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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엄마들은 왜 말이 많을까요?

2015.12.02(수) 01:43:25 | 모과 (이메일주소:moga52@hanmail.net
               	moga52@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새  제가  64세입니다.  경로증을 받을 나이가 다 됐습니다.
남편과 두 아들, 며느리까지 보고  내년이면 손녀까지 생기는 할머니가 됐어요.

태어나서 부터 제겐 모든 게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과 역할이었지요. 어느 시기는 잘 해내기도 했고 어느 때는 미숙하게 보냈습니다. 사실 전 나이를 먹으면 모든 일을 능수능란하게 처리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학창시절까지는 그런대로 보통 이상은 한 것 같아요. 타의에 의해서 모두 함께 하는 공부였기 때문이지요.대학 졸업 후 교사 생활 7년동안  4년은 열심히 했고, 3년은 부족하게 보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열정만 있고 지식전달력이 부족했지만  좋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결혼 후 임신으로 인해서 몸이 불편해 부족한 교사였고, 출산 후에는  근무시간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퇴근 후에는 맡겨놓은 아이를 찾으려고 칼퇴근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와 며느리로는 보통 정도였던 것 같아요. 아니 큰수술을 해서 가족에게 걱정을 많이 하게 한 부족한 엄마였던 시기도 있었네요. 결혼 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살림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기 못한 미숙한  아내였습니다.  남편이 전액장학금으로  갈수 있었던 외국유학을 제가 몸이 아파서 포기한 게 가장 미안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현실에 충실했고 가족들과의 의리와 신뢰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오래 살게 된 객지에서 다시 남편의 고향 대전으로 와서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TV를 보거나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어느날은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말을 한마디 안할 때가 있습니다. 남편은 저녁식사를 하며 한 시간씩 세상이야기를 합니다. 남편도 외로워서 저에게 이런저런 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가 전화를 하면 전화를 끓고 싶지가 않아요.
목소리를 오래 듣고 싶어서입니다.

"밥은 먹었니?"
"회사에서 힘든 일은 없니?"

아들들은 좋은 일이 생기면 전화로 알려주지만  속상한 일은 시간이 지나고 해결이 돼야 말해줍니다. 외롭게 사는 어미를 이해 하는 아들들은 전화를 자주 해줍니다. 통화를 오래 하고 싶어하는  엄마에게 지혜롭게 말하곤 합니다.

" 엄마! 나 지금 전철 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엄마! 지금  헬스 해 .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엄마! 오늘은 보고서 써야해서 나중에 전화 할게"

저는 대학입학 후 집을 떠난 아들과 대화에 목 말라있습니다. 아들들은 사회생활에 바빠서 어미와 노닥거릴 시간이 없지요. 그래서 아들들에게 전화가 오면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질문을 자꾸 하는 겁니다.

엄마에게  60대는 첫경험입니다. 장수사회라고 건강하다고 메스컴에서 떠들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몸의 여러 곳에서 늙었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자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남편과의  이별은 내가 먼저 가게 될까? 남편이 먼저 가게 될까? 생각하고 남편에게 좀 더 잘해주어야 겠다고  다짐을 하곤합니다.

건강이 나빠져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인생의 마지막 소원인 좋은 할머니가 되려는 계획이 건강 때문에 틀어질까 두려워서  건강과 균형잡힌 외출을 하려고 합니다.

세상의 엄마들은 외로워서 말을 많이 합니다. 친구를 만나도 자식을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엄마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늘 외롭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이나  할 말은 없는데 자식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을 때는 한 말을 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유난히 말을 많이 하는 날은  특별히 외로운 날이라고 생각하세요.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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