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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광복 70년 나라꽃 무궁화 예찬(禮讚)

2015.08.27(목) 19:17:16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순수한 아름다움과 강인한 생명력이 특징
애국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되새겨


학교의 방학이 시작되는 7월경부터 피는 무궁화(無窮花) 꽃은 우리나라 꽃인데도 색상이 화려하지 못해서인지 천대받는 듯하다. 나는 중·고등학교룰 다닐 때까지만 해도 무궁화 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행사 때마다 애국가를 봉창(奉唱)할 때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國花)임을 알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못한 것이 나만은 아닌 듯하다.

그것은 마치 보석의 진가를 모르고 막연히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무궁화는 무심코 피는 꽃이 아니라 애국자들의 뜨거운 숨결과 목청과 몸짓대로 피어온 것이 틀림없다. 즉 우리의 산야에 피고 지는 무궁화는 오천년 우리 역사상 고통스럽던 시기마다 꽃같이 숨져간 무수한 충신(忠臣)들이 다시 살아오는 그 모습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그러기에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나라꽃이 된 것이다. 일제(日帝)의 온갖 탄압 속에서도 무궁화를 사랑하고 숨겨가면서 면면히 지켜왔기에 굳건하고 강인한 기백이 무궁화에서 생동하고 있는 것 같다. 무궁화의 색깔은 크게 분홍색, 붉은색, 보라색, 푸른색 등 많이 있으나 분홍색과 백색이 너무 아름답다.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 무성한 가지와 잎 사이로 핀 꽃이 이슬에 젖어 그 청아한 자태가 청계수에 새로 목욕한 선아(仙娥, 여자 신선)의 풍격(風格, 고상한 면모)을 어렴풋이 지닌 것 같다. 자세히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스러워 보인다. 나팔꽃과 달맞이꽃도 아침에 곱게 피었다가 저녁에 지지만 무궁화도 아침에 곱던 모습이 하루해를 보내며 저녁에 시든다.

장미꽃이 예쁘지만 꽃이 활짝 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우나 꽃이 질 때는 그 모습이 지저분한 반면에, 무궁화는 꽃을 피운 뒤 자신의 암술과 수술을 꽃잎으로 고이 감싸고 깨끗하게 떨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유심히 볼수록 쓸쓸하고 거칠고 외로운 대신에 아늑하고 즐겁게 하는 꽃이다.

즉 장미의 화려한 색채나 백합의 은은한 향기와 비길 때 무궁화는 너무 순수한 촌부(村婦)의 근엄성을 갖고 있는 꽃이다. 그 꾸밈없는 순수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친근감을 자아내게 하는 꽃이다.

이 나라를 상징하는 국화인 무궁화는 아름답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꽃이기에 오랜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왔음을 더듬어 보았다. 체코슬로바키아와 영국의 국화는 요염한 장미꽃이며 일본의 국화는 찬란하고 담백한 벚꽃이다. 며칠 피었다가 지는 그런 꽃보다 몇 개월 동안 오래 피는 무궁화는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심신을 가다듬고 쉬지 않음)하는 군자의 이상과 국운(國運)의 장구함을 나타내는 꽃이다.

나는 우리 조상들이 이러한 꽃을 국화로 삼아온 것을 자랑하고 싶다. 국경일과 각종 행사 때 애국가에 나오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을 되새기며 농·어촌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어디서나 무궁화 동산으로 화려한 나라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재우/前 건국대 교수(영어영문학). 충남 보령 출생. 서울 서대문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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