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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뉴스

연못물 말려서 고기 잡을 텐가

의원시론 - 정광섭/건설해양소방위, 태안2

2015.08.27(목) 19:01:5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생산·소비자 모두 어족자원 보호 동참을

연못물말려서고기잡을텐가 1예전에 뉴질랜드를 갔을 때 한 어린이가 낚시를 하면서 물고기를 자로 재서 30cm 미만은 놓아주는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었다. 일본의 작은 어촌마을, 노인들이 해삼을 건져 올리는데 바구니가 차면 선별해서 10cm 이하는 다시 방류한다. 뿐만 아니다. 이들 나라 대부분 어부가 아닌 일반인들이 낚시로 어획할 경우 3∼4마리 이내로 마릿수까지 제한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계절에 관계없이 서해 바다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무분별한 갯벌 조개잡이에 씨가 마를 지경이다. 꽃게 산란철이 지나고 부화하면 크기가 10cm도 못 미쳐 식용가치가 떨어지는 어린 게들이 수난을 당한다. 천수만에서는 거미 크기로 비유될 정도로 작은 주꾸미를 잡는 낚싯배의 불빛이 밤바다를 밝힌다.

이는 서해안만의 문제가 아니다. 3면의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무분별한 치어(稚魚) 남획으로 수산업의 위기가 촌각으로 다가오는 듯 하고,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까지 가세하니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포획기에 접어들면 어민들은 어획량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이다. 소비자들은 비싼 국내 수산물을 외면하고 수입산으로 대체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가 뒤따른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산물 자급률은 75.3%에 불과하다. 갈수록 소비량은 늘어나고 자급률은 떨어질 것이므로 수산업이 해외의존 산업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 예로써 국민 생선으로 알려진 명태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충남도는 이에 대응해 연평균 3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피볼락, 대하, 꽃게 등의 치어를 1억2천마리씩 방류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십억 마리가 될 것이다. 이들이 고스란히 성어(成魚)로 자란 뒤에 포획한다면 자급률 상승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해양 선진국들이 일찍이 수산자원 보호에 눈을 떠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왔듯이 우리 수산행정기관도 불법 어업 지도·단속과 자율관리 어업공동체 육성, 연근해 어선 감축 등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지만 남획(濫獲)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치어 포획금지 대상 어종을 확대하고, 치어를 쓰는 양식 어장의 대체사료 개발, 단속 인력 증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민과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다. ‘갈택이어’(竭澤而魚, 연못물을 다 말려서 고기를 잡는다)란 말을 되새겨야 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지 말자는 얘기다. 풍요로운 바다와 수산자원을 지키려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어족자원 보호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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