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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팔순여섯 할머니의 수박 순지르기

[도민리포터] 농부의 땀방울을 잊지 마세요

2014.06.07(토) 13:53:12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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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리는 유월에 충남 예산군 신암면 계촌리에 사는 팔순 일곱 되신 어르신을 따라 탄중리 수박 하우스에 수박 순지기를 하러 따라갔습니다.

이른 아침 여섯시 반에 수박 하우스 주인이 직접 태우러 오는 차를 타고 갔습니다. 초여름으로 가는 계절에 한낮의 바깥 날씨가 더운 만큼 수박 하우스 안은 찜통 같은 한증막이었습니다.

어르신왈. "요즘같이 바쁜 농번기에 놀면 안되여. 도우러가야지." 팔순여섯의 연세에 작은 몸으로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할머니라는 호칭대신 아주머니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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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하우스 안은 벌들이 한창 숯꽃가루를 묻혀 암꽃에 나르고 있었습니다. 벌통은 일주일정도 수박 하우스안에 머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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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수정한 엄지손가락만한 수박에는 작은 솜털이 보송보송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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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수박순지르기하는 방법을 알려 주십니다. 수박은 3개의 가지만 남기고 젖순은 모조리 따내어 줍니다. 한가지에 수박이 한개가 달리고 두가지는 힘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박은 크고 좋은 열매를 얻기위해 한가지에 한개씩만 달리게 합니다. 덕분에 수박을 잘키우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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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하우스안에서 노란 수박꽃이 참예쁘게 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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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를 훨씬 넘는 더운 하우스안에서 젊은 사람들은 덥다고 수박 순지르기 하는것을 기피하는데 비해 칠순팔순되신 어르신들이 땀 흘리며 일을 합니다.

어르신들께 너무 죄송스러워 정면에서 사진을 못찍고 함께 일을 하면서 간간이 몰래 찍었습니다. 여름에 맛있는 수박을 더실때 저분들의 노고를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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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농장 주인이 새참으로 내어주는 직접만든 쑥개떡과 곤달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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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순지르기고 난후에 먹는 점심밥은 꿀맛이었습니다. 비오듯 흐르는 땀이 눈안으로 흘러 따끔거리기도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농장에서 차려주는 점심밥을 먹는데 인근 퇴비더미에서 놀던 파리떼들이 점심밥상에 달려들어 연신 손으로 내저어가며 먹지만 꿀맛이었습니다.

젊은사람이 수박하우스농장에 순지르기하러 왔다고 농장주인이 조카딸 삼자고 좋아하며 직접 재배한 감자 한자루를 내어줍니다. 이웃수박하우스 농장주가 놀러왔다가 노인들 틈에 끼인 저를 발견하곤 갑자기 눈빛을 반짝이며 부러워 하는 눈치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하우스안이 더워서 일하기를 꺼려해서 노인들이 대신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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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농사일을 하시는 어르신은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는 모습입니다.
 

제가 작년에 신암면 계촌리에 사는 구십 한살 되신 이강호씨부부가 정답게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노년의 삶을 사는 모습에 감동을 하여 충남도민리포터로 글을 쓰는 바람에 텔레비젼 방송국에서 찾아와 촬영을 해서 텔레비젼에 나오셨습니다. 올해도 여러 방송국에서 취재하러 와서 두 분이 살아있는 스타가 되셨습니다.

감영재 아주머니는 17살에 시집와서 70년 동안 남편 이강호씨를 극진히 모시며 살았고 자식들을 훌륭히 키워 도시로 외국으로 내보내고 두분이  농사일을 하고 삽니다. 김아주머니는 동네에 이사 온 귀농인을 장독대로 데려가서 어르신이 직접 담근 조선간장 한 병을 항아리에서 퍼담아 주셨습니다. 된장도 갖다 먹어라고 하시고 이방인을 따뜻하게 대하며 덕을 베풀고 사는 양반집 가문의 며느리입니다.

집안 농사일을 하면서도 이웃동네 농사일을 도우며 살아가는 아주머니댁을 얼마전에 필자가 방문 했을 때에 마침 장롱을 정리하고 계셨는데요. 시집올 때 가져온 무영저고리를 꺼내보며 수줍은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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