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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시집 식구들에게 욕 먹어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이유

혼수를 하나도 안해 온 여자 이야기.

2013.06.19(수) 02:26:47 | 모과 (이메일주소:moga52@hanmail.net
               	moga52@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막내아들의 결혼날짜가 정해지니 제가 결혼할 때 생각이 납니다. 상견례를 할 때 저는 사돈이 될 분들과 혼수와 이바지는 모두 안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제가 25세였던 해 가을에 어머니가 45세의 젊은 나이로 교통사고로  그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제 아래로 동생들이 24(여/ 무직), 22(남/군인),18(남/고2)세였지요. 아버지는 어머니가 하시던 작은 식당을 하셨어요.

그후 1년 반이 지났을 때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선생님의 중매로 남편을 만났습니다. 결혼을 망설이던 제게 고등학교와 대학교 10년 선배인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결혼을 하라고 했습니다.(그 선배 선생님은  동생들을  가르치느라고 당시 37세의 독신이었는데, 72세가 된 현재까지 아직 독신이라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저는 결혼할 때 아무 것도 안해 갔어요.  대학원 재학 중이던 남편은   팬티부터 제가 사주어서  입었습니다.

저는 결혼 후  서울근교의 사립중학교로 전근했습니다. 사립학교여서 주 32시간 근무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남편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번역을  부업으로 했습니다.
 
결혼 초  시집에서 '시부모 이불도 안해 오는 사람이 어디있느냐?'는 말을 들었어요. 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욕 먹어도 싸다. 안해 온 것을 안해왔다고 하니 섭섭하지도 않다. 그러나 나는   내가 혼수다. 나는 계속 돈을 벌 것이니까"
 
저는  가장 친한 친구가 30만원짜리 계를 1,2번 들어줘서 그계를 타서 시집을 갔어요. 세탁기, 가스렌지도 물론 안해갔지요.
 
저의 생각은 지금도 같습니다. 내가 안한 것이나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면 수용합니다. 그러나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 조용히  말씀을 드리지요.
 
시집에 갈 때마다 어머니께서 먹던 된장 찌개에  밥통에 오래 있었던 밥을 주시더라구요. 그런데  판사인 시아주버님의 부인인 동서가 오면 조카들에게 주려고 가게로 달려가서 사이다를 사다 주시더군요. 여름이니까 덥다구요.
 
"아이고, 애들아 ! 반찬이 없어서 뭐해서 먹니?" 

조카들에게 하시는 것을 보고  제가 기가 막혔습니다.그 조카들보다 어린 우리 아들들은 매운 김치가 매워서 호호 불어가며 먹는데도  그냥두시면서요.
 
 그때 사정상 시집에 들어가서 4개월 간 살 때였습니다. 며칠 후 제가 어머니께 말씀드렸어요.
 
"어머니! 섭섭해요."
 
"뭐가 섭섭하냐?"
 
" 어머니는 왜 차별을 하세요?  우리 아이들은 매운 음식 먹어도 아무 말씀 안하시더니 둘째 동서 오니까  가게로 뛰어가서 음료수도 사다주고 하시니까요."
 
어머니께서 곰곰히 생각을 하시더니 말씀하셨어요.
 
" 그래. 내가 그런 것 같구나. 미안하다"
 
그후 우리는 부산으로 다시 이사를 갔어요. 제가 시집에 갈 때마다 어머니께서 웃으시며 말하셨습니다.
 
"어미야 너 온다고 해서 소고기 불고기 해 놨다."
 
저는 그후 어머니와 참 가까워졌어요. 큰 동서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와 10살 차이인데 묵묵히 수모(?)를 참다가 화병이 났습니다. 구체적인 것은 돌아가신 분에게 예의가 아니라서  적지 않습니다.  

제가 10월에 며느리를 보는데 큰 일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어른 노릇을 잘 할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고부 갈등은 어느 집이나 100%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며느리가 살아온 친정문화와 시어머니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늘 자기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틀렸다고  인정하는 분은 좀 드물지요. 그러나 상식만 서로 지킨다면  큰문제도 지혜롭게 해결해 가는 고부간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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