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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사람들 모두 같이 먹고 삽시다”

시민단체탐방(16) 천안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2013.06.17(월) 17:26:2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지난해 9월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가 사회적 경제를 알리기 위한 축제를 열고 있다.

▲ 지난해 9월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가 사회적 경제를 알리기 위한 축제를 열고 있다.



경쟁보다는 협동 중심의 사회를
돈보다는 사람과 노동 중심의 경제를


“사회적 경제는 한 마디로 같이 먹고살자는 것입니다.”
최근 갑·을 관계가 사회적 이슈다.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약자에게 경제·사회적 부담과 피해를 고스란히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 약자를 괴롭히는 갑의 도덕적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대다수의 시민 모두 ‘잠재적 을’의 입장이라는 공감대와 공포감에서 비롯된다. 또 근대 유럽에서 출발한 자본주의가 더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 어울리지 않다는 각성의 소리이기도 하다.

문제는 무한 경쟁의 자본논리에 익숙해진 지금,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길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언제부터 우리는 공동체적 연대와 사람 중심의 세상에 대한 감각을 잃었을까?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발족한 게 바로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이사장 이윤기)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같이 먹고 사는 세상’의 길을 찾는 것을 최우선 임무로 두고 있다. 그렇다면 ‘같이 먹고 사는 세상’은 무엇일까? 천안에 있는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로부터 들어 봤다.

●모두가 주주이자 노동자인 ‘당진 백석 올미마을’

백석 올미마을 어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38명의 지역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매실 가공업체가 노인들의 일자리 해소는 물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을 구성하기 전 이곳은 60~70대의 노인들이 별다른 소득 없이 지내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지역에 대해 여러 논의를 하던 중 매실을 이용한 한과 사업을 고안했다. 주민들은 각자 200만원씩 출자해 7600만원의 종자돈을 만들었다. 기술도 배웠고 정부로부터 지원도 이끌어 냈다. 이들 모두 명함을 만들고 각자가 기업의 대표로 활동했다. 여러 노력 끝에 추석에는 5000여만원, 설에는 1억원을 넘는 수익을 올린다.

중요한 것은 이들 수익 모두가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또 모두 주주인 동시에 노동자로 갑과 을이 없다. 지역사회에 활력을 되돌리는 사회적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사회적 기여와 수익 두 마리 토끼 잡은 ‘천안 즐거운 밥상’

즐거운 밥상은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의 도시락을 만드는 곳이다. 물론 일반 시장을 상대로 판매도 한다. 올해 4년 차를 맞은 이곳은 연간 17억여원의 매출을 올린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특징은 굉장히 투명한 경영을 유지하는 것이다.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종업원까지 동참한다. 30여명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지만, 실제로 인건비를 받는 사람은 5명에 불과하다. 인건비 이외의 수익은 모두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경제적 이윤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충족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이 보여 준 것이 바로 ‘같이 먹고 사는 세상’의 한 사례라는 게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의 설명이다. 그동안 자본시장이 ‘돈’이라는 사적·경제적 이윤을 좇기 위해 사회적 기여를 배반했다면, ‘같이 먹고 사는 세상’은 사회적 기여도 함께 고려하는 경제행위를 말한다. 다른 말로 이것을 ‘사회적 경제’로 읽기도 한다.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는 사적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를 사회적 이윤도 함께 챙기는 경제로 변화시키려는 충남의 핵심 단체이다. 이곳은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의가 일던 2010년 하반기부터 준비돼 2012년 2월 28일 비영리법인으로 창립됐다. 충남지역에서 사회적 경제 운동의 동향과 전망을 공유한 지역활동가들이 모여 고민한 끝에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무엇보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사회적 경제 사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에 주목했다.

그러기 위해 민간 주도의 단체가 필요했다는 게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의 분석이다.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의 목표는 ‘협동과 나눔, 사람과 노동 중심의 따뜻한 경제공동체 지원’으로 충남의 여러 시민사회단체의 역량을 한곳에 모으고 있다. 이윤기 이사장을 필두로 총 28명의 운영 이사와 12명의 실행 이사, 11명의 연구원과 2명의 자원 간사 등의 조직을 갖춘 전문 단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47개의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사업은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사회적 경제 신규모델 발굴 및 확산, 사회적 기업 인증 지원 등이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 사회적 경제 담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전국 최초로 ‘충남 사회적경제육성지원조례’도 마련했다. 또 ‘사회적경제 민관 거버넌스’ 조직도 운영하는 등 괄목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정부 주도의 사회적 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질보다 양에 치우친 현실은 물론, 허약한 기업 경영 상태, 또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 등 풀어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상우 사무처장은 “사회적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지역 인재 발굴과 네트워크를 통한 시·군별 민간 자조 역량 강화 등을 이끌겠다”며 “충남이 같이 먹고 사는 지역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gaemi2@korea.kr
 

사회적경제 홍보활동.

▲ 사회적경제 홍보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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