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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

서울 총각은 왜 시골 마을 총무가 되었나

홍성 구항면 내현리 거북이마을 길익균 씨의 귀촌이야기

2012.07.31(화) 17:46:09 | 사람사는세상 (이메일주소:leehappyday@hanmail.net
               	leehappyday@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노나라의 공자(公子) 가로되 "좋아하는 직업을 택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니라"라고 하였습니다.
또 송나라 장자(莊子)가 말하길 "젊음을 올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만이 노년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거북이마을의 길자(吉子)는 "나 같이 살면서도 별문제 없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리라"고 말했습니다.

길자(吉子)는 충남 홍성의 전통테마마을인 거북이마을에서 총무를 보고 있는 길익균(31) 씨의 필명입니다.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부채 학춤을 선보이는 길익균 총무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부채 학춤을 선보이는 길익균 총무. 유쾌한 성격이 드러난다.

길 총무는 지난해 10월 거북이마을로 귀촌했습니다. 서울에 살며 금형 설계를 전공한 청년의 갑작스러운 귀촌이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편찮으신 아버지를 위해서입니다. 그의 선친께서 지난해 7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자, 길 총무는 귀촌을 결정하고는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홍성 귀농 투어에 참가하고는 바로 터를 잡기 위해 먼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버님은 귀촌 준비 중 돌아가셨습니다)

두 번째는 길 총무 그 자신이 시골과 한옥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한옥과 시골이 편했다고 합니다. 그는 "좋아하는 시골환경에서 살 수 없으니까 그것을 한옥에서 찾은 것 같다"고 스스로 해석을 내립니다.

지금은 거북이마을에서 생활 한복을 입고 부채를 흔들고 있는 그지만, 원래는 서울과학기술대 금형 설계를 전공하고, 대한민국 육군에서 가장 험난하다는 강원도 21사단 포병 장교 출신의 빠릿빠릿한 도시남입니다.

포병장교 전역후 한옥학교 찾아 공부

그랬던 그는 2007년 전역하고 한 달 만에 한옥을 공부하기 위해 4개월 과정의 '청도 한옥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학교를 수료 후 2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한옥을 만들고 또 고쳤습니다. 그중에는 얼마전 불타버린 여수 향일암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옥의 창호를 살펴보는 길 총무.

▲한옥의 창호를 살펴보는 길 총무.

길 총무와 거북이마을은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라도 완주와 경상도 상주 등 귀촌할 곳을 알아보던 길 총무는 우연하게도 홍성 귀농투어에 참가했고, 마침 사회적기업 '지랑'의 전병환 위원장님이 함께 일할 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길 총무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길 총무 역시 "고정적인 수입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터라 이 같은 상황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홍성 귀농 투어 일주일만에 전격 귀촌

거북이마을에서 일하게 된 길 총무는 사회적 기업 총무로서 여러 가지 일을 맡아 했습니다. 마을 블로그도 신설하면서 거북이마을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길 총무는 유유자적한 일상에서도 꿈이 많습니다. 거북이마을이 잘되도록 하는 것, 젊은 귀농자의 정착을 돕는 것, 맞춤형 한옥을 만드는 것, 친환경 자급자족 에너지를 만드는 것, 그리고 산양 몇 마리를 키우는 것 등등.

맞춤형 한옥은 옷 맞는 것이 개인마다 다르듯, 그 사람의 생활에 맞는 맞춤 한옥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거 시간, 주거 용도, 필요 공간 등을 고려한 것이지요.

길 총무는 "나는 6~7평 정도면 충분하다"며 "집이 커야 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이렇게 작은 곳도 충분한 생활공간이 된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살 집이자 맞춤형 한옥 1호가 될 거북이마을의 정자

▲ 자신이 살 집이자 맞춤형 한옥 1호가 될 거북이마을의 정자

그래서 그는 곧 거북이마을에 있는 작은 정자를 한옥으로 개수할 예정입니다.

또 그는 전부터 대체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가 구상하는 대체에너지는 기존 화목 난로 내화벽에 흙을 발라서 보다 고효율로 만든다거나, 검정파이프 관을 이용해 태양열 온수를 얻는 것 등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것들입니다.

유쾌한 청년이 희망하는 '더불어 잘사는 농촌'

귀촌으로 시작한 길 총무는 이젠 귀농을 준비 중입니다. 단순한 귀촌은 자칫 한량처럼 보일 수도 있고 또 자신도 미래가 안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꿈은 산양 몇 마리, 닭 몇 마리를 키우는 동물농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나지게(?) 낙천적인 그는 "산 입에 거미줄은 안 치더라"며 "예전에도 가난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벌이를 하면 좋지 않냐"고 만족감을 보입니다.

그는 또 더불어 잘사는 농촌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시골이 너무 고령화되다 보니 20년 후면 마을이 없어질 지경이에요, 없어지기는 아까운 마을이잖아요."

그래서 그는 뜻 맞는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공동체가 형성되면 마을의 희망이 더욱 두터워지리라 생각하며 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서울총각은왜시골마을총무가되었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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