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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손으로 모심던 그 시절의 필모떡을 아시나요?

재를 지고 가는 논두렁 지게행렬은 지금도 생생하게

2012.05.21(월) 23:30:13 | 김기숙 (이메일주소:tosuk48@hanmail.net
               	tosuk4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모내기 하려면 논에 모판을 만들었지만 비료도 없어서 거름이라야 콩깍지 탄 재로 거름을 했다. 못자리 하는 날은 논두렁에 재를 지고 가는 바지게 행렬이 볼 만했다. 게다가 바지를 입고 돌돌 말아 올리고 가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물장화도 없어서 알정강이로 물에 들어 가면 정강이가 툭툭 터지는 것은 다반사엿다.

 

재를 지고 갈 때 바람이 불면 바지게에서 새어 나오는 재는 뒤 따라가던 사람에게도 뿌려졌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아무도 말을 않는다. 지고 간 재는 모판에 뿌리고 꾹꾹 밟아서 고무래로 판판하게 다듬은 다음 볍씨를 뿌린다. 요즘 말로 유기농 농사법이었다. 그러니까 메뚜기 천국이었다. 그 때나 이때나 참새는 모판에 뿌린 볍씨를 쪼아 먹어 도움 안되는 새다.

 

모가 싹이 나서 클때 쯤이면 논에 잡초, 피도 벼 잎사귀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싹이 나왔다. 얼핏보면 벼 잎사귀와 피 잎사귀는 생김새가 비슷해서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모 속에서 피를 가려내는 방법은 딱 한 가지가 있었다. 피 잎사귀는 벼 잎사귀 보다 폭이 좁고 얇고 약간 좀 먼저 컸다. 피가 잘 보이는 시각은  오전에나 오후에 고개를 땅에 눕히는 듯 비스듬히 하고 햇빛을 향해 보면 피 잎사귀는 표가 났다. 피를 깨끗이 여러 번 매야 한다.

 

모를 한 달만에 옮겨 심는데 모 뽑는 것을 모찐다고 했다. 왜 그런 단어를 썼는지 나는 어렸을 때 들은 대로 모찐다는 말을 사용한다.

 

팔십년도 우리동네 부녀회에서는 자금을 장만 해 보겠다고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했다. 생각해 낸 것이 동네 이웃집에 모를 심어주고 품삯을 받기로 했다. 논 댓 마지기에 몰아서 얼마 받기로 하고 부녀회원이 총출동했다.

 

모를 심을때 약은 사람은  가장자리에서 심고 못심는 사람은 가운데서 항상 허우적거리며 허리 펼 시간도 없이 심어야 한다.

 

손 모내기 할 때는 품앗이도 하고 논 한 마지기는 이 백 평인데 모를 잘 심는 사람은 한 마지기를 심는다는 것이다. 열  마지기면 열 사람을 사서 모내기를 하지만 한 사람이 이 백 평을 심기에는 버거우니까 두 사람 정도는 더 보태는 집도 있었다. 

 

일은 통일벼 부터 시작해서 늦게 심는 벼까지 심으면 거의 한 달 넘게  하루도 안 쉬고 모를 심었다. 손톱은 다 닳아지고 없어지고 마지막으로 심는 집은 필모 '떡"이라 하여 떡을 해서 일군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풍습도 있었다.

 

쌀이 귀해서 어느 집은 찹쌀에다 감자를 삶아 껍질을 벗겨 찹쌀과 함께 찧어 인절미를 만들어 먹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에서는 찹쌀만 해서 손이 부르트도록 절구에 찧어서 인절미를 만들어 한 달 내내 어려웠던 회포를 풀면서 먹었다.

 

 

 

모 한판에 두 명씩 모를 찌고 있습니다. 뒤에 보이는 지게는 모를 져나르려고 대기 하고 있지요

 

 

 

가장자리 사람은  모를 다 심고 일어 났지만 가운데는 아직 심고 있지요.

그래서 가운데는 아무도 안 가는 곳 입니다. 장난기가 발동하면 일어 나지도 않은 사람에게 모 줄을 자꾸 안깁니다. 약이 바싹 올라도 안 그런척...

 

 

모줄을 옮기면 항상 둘이 짝을 맞춰서 심어 나갑니다. 이법을 아는 사람은 진짜 농부이지요. 

 

 

모가 없는 사람은 뒤에 있는 모쟁이가 모를 챙겨서 줍니다.

모쟁이 잘 못하면 밥상에 올라간다는 말도 있지요. 모쟁이는 생선이름으로 숭어라 고도 합니다 그래서 밥상에 오른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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