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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작은 농부에게 특별한 봄이 왔습니다

[작은농부의 농촌일기] 새 봄의 다짐

2012.04.10(화) 08:48:39 | 작은농부 (이메일주소:haniziyo@gmail.com
               	haniziyo@gmail.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새싹들이 파릇파릇 올라오고 있습니다.

요 며칠 4월 같지 않게 추운 날씨 때문에 잠깐 움찔!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푸름을 드러내는 많은 초록들을 보며 마음에도 봄의 따스한 기운이 가득합니다. 지금 논에선 보리싹들이 푸른 잔디운동장을 이루고 있네요.

이에 질세라 논둑에선 잡초들이 마구마구 땅을 비집고 나오고 있습니다. (농부가 아니면 아름다운 들판에 빠져 있었을 텐데 잡초가 함께 눈에 들어오는 건 직업병이지요. 하하~)

4월이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달입니다. 곧 피어날 하얀 벚꽃들을 감상하며 봄을 만끽하는 여유도 잠시뿐입니다. 논밭에 거름을 펴고 논을 갈고 못자리를 준비하다 보면 봄은 어느새 지나가 버립니다.

처음엔 조금 불만이기도 했지요. 남들은 봄 소풍에 벚꽃놀이 다니는데 저는 농사일에 농사 걱정만 하고 있으니… 그런데 4년 차쯤 되니 여유가 좀 생기네요. 들판에 푸른 기운과 따스한 햇살속에서 매일 일한다는 것 자체를 즐기게 됩니다. 굳이 찾아다닐 필요 있나요? 온 들판이 봄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한데…
 

 농부(農夫), 농부(農父)


신기하게도 올봄엔 우리 새싹이(태명)가 세상으로 나옵니다. 어머니 품인 땅속에서 움츠리고 있다가, 봄기운을 받아 흙을 비집고 세상 밖으로 싹을 틔우는 생명처럼, 우리 새싹이도 이 봄날 가운데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너무도 설렙니다. 농부가 처음 자신이 뿌린 씨앗이 작은 싹을 틔울 때 느껴지는 그 심정이겠지요.

여러 가지로 자식을 키우는 일은 농사와 닮아있는 듯합니다. 씨를 뿌리고 싹이 나는 봄의 설렘과 기대,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기르고, 욕심을 버려야 하고 급하게 생각하지 말며, 천천히 자연스럽게 커 나가도록 해야 하는 것!. 생각처럼 아름답고 쉬운건 아니겠지만, 농부로서 아버지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요. 하지만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증대에만 힘쓰고 그저 가격을 잘 받으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에 농업이 그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자녀교육 또한 오직 공부, 돈, 명예를 목표로 줄곧 채찍질하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제 저는 작은농부에서 새로운 의미를 더 얻었습니다.

제 농사가 그저 돈을 향하고, 고된 노동뿐이고, 힘든 현실일 때 자식농사도 그와 같아질 것입니다. 때문에 저에게 이 봄은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봄을 어떤 마음으로 맞느냐가 한해농사를 좌우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다짐해 봅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항상 이 봄을 맞이하며, 이 땅을 겸허히 일구겠습니다.

처음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항상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키우겠습니다. <주하늬 도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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