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천안 직산읍 군서리 하루 여행기

성불사와 직산향교를 방문하고 군서리 마을벽화를 감상한 하루

2020.09.18(금) 04:32:17새별(toquf1692@naver.com)



천안 서북구 직산읍에 있는 군서리. 군서리(里)는 옛 삼한 때는 목지국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직산향교, 직산현관아 등 의미 있는 문화재가 있고 집집마다 벽화가 채색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직산향교를 보러갈 겸 마을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 직산 군서리 마을로 떠났습니다.

직산까지는 잘 도착했는데 직산에서 군서리 마을까지 버스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군서리로 들어가는 시내버스가 자주 있지 않았거든요.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하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근처 슈퍼마켓에 들어가 음료수를 사마셨습니다. 가게에서 계산하면서 슈퍼마켓을 운영하시는 할아버지께 여쭈어보니 여기서 20분만 걸으면 군서리 동네고 직산향교에 도착한다는 겁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믿고 음료수로 수분을 섭취한 후 마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30분을 걸었지만 직산향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논과 밭뿐이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친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시골길을 걸을 때, “거의 다 왔어” 하시면 30분은 족히 더 가야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경험상 시골 어르신들의 '조금'은 조금이 아니며, '거의' 도착했다는 말씀은 사실 앞으로도 한참을 더 가야 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습니다. 얼마나 더 걸어가야 마을에 도착할지 몰라 불안해 하던 중에 성월사 입구가 눈에 보였습니다. 계획에 없던 곳이지만 절에는 앉아 쉴 곳이 있을 것 같아 가보기로 했습니다.
 
성월사
▲성월사
 
사리탑
▲사리탑
 
성월사는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군서리에 위치한 절로 마곡사의 말사입니다. 말사란 본사의 관리를 받거나, 갈라져 나온 작은 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성월사는 규모가 참 작은 절이었습니다.
 

 

 
절에 도착했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성월사에 찾아온 사람은 저뿐이고, 절에서 살고 있는 개는 저를 보며 짖었습니다. 절에 더 머무는 게 혹시 어디선가 수행하고 계실지 모르는 스님을 방해하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 구경을 더하고 싶었는데 멍멍이가 반겨주지 않았습니다. 앉아서 잠시 쉬기는커녕 쫓겨나듯 절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들어가면 안 될 곳을 감히 방문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성월사에서는 매년 말에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9월부터 사찰 인근인 직산읍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무료급식소의 급식대상은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이 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규모는 작지만 나눔을 행하려는 마음은 큰 사찰인 듯했습니다.
  

 
성월사를 지나 계속 걷다 보니 포도를 재배하는 과수원이 보이고, 목축업을 하는 목장도 보였습니다. 마침내 직산향교로 가는 이정표와 ‘군서1리’라는 안내를 보자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시골풍경도 정겹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천안 도심은 늘 바쁘고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군서리는 한가롭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습니다.
 
직산향교
▲직산향교
 

 
군서리에서 직산향교를 찾아갔습니다. 조선시대의 지방교육기관이었던 향교. 향교 건물이 주변풍경과 잘 어울렸습니다. 직산향교는 1997년 12월 23일에 충청남도기념물 제109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향교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새 단장을 하려는 듯 공사 중이었습니다.
  

 
직산향교 앞집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는데,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고 금의환향하는 모습을 담았네요. 유생들이 공부했던 향교에 어울리게 벽화를 잘 그려놨습니다.
  

 
목적지였던 향교를 다 구경했으니 천천히 거닐면서 마을 군데군데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벽화가 마을에 생기를 더해준 것 같네요.
  

 
누가 벽화를 그렸나 궁금했는데, 이 그림들은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RCY 청년들이 그린 것이라 합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던 마을 군서리. 직산에서 군서1리까지 걸어가는데 오래 걸렸지만 덕분에 걷기운동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시골 할아버지댁을 찾아간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논과 밭이 많아 초록으로 덮인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비록 금방 나와야 했지만 성불사도 방문해 보고, 공사 중이었던 직산향교에 가보고, 마을 여기저기 그려진 벽화도 구경하며 휴식시간을 보냈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군서리 마을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색에 잠기기에 좋은 조용하고 경치가 좋은 마을입니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쓰기
댓글 작성

*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최종 수정일 : 2023-12-15
  • 게재된 내용 및 운영에 대한 개선사항이 있으시면 정보관리 담당부서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이 페이지에 대한 저작권은 충청남도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