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툭툭 털고 떠나면 만날수 있는 풍경

서산 부석사

2011.11.10(목) 잎싹(kji206@naver.com)

   

너무 짧게 스쳐지나가듯 빠르게 흐르는 계절이기에 아쉬움이 더 많은 시간이다. 서산 부석사 올라가는 길에 만난 풍경은 길위에 마법을 걸어놓은것 처럼  아름다움에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올라올때의 그 감동은 부석사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절정에 달한다. 구름이 머물고 가는 운거루는 마치 안동병산서원의 만대루를 마주하는 느낌을 받을 만큼 멋스러운 건축물이다. 

   

산사로 오르는길, 다시 눈높이를 맞춘 운거루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숲속에서  때묻지 않은 매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한떨기 들꽃처럼 매력적이다.    

   

보통 산사와 달리 일주문, 사천왕문등이 없는 대신  절 입구에 우람하게 서로  견재하듯 서로 마주보고 있는 사자문은 경내로 천천히 마음 비우며 올라갈수 있는 돌계단길이다.    

   

한칸 한칸 천천히 오르는 돌계단은 급하게 산사을 만나려는  성급한 갈증을 풀어주듯 계단길은  주변 숲을 온몸으로 느끼며 오르는 유연함을  갖게 만든다.    

   

이른 아침에 찾아오고 싶었던 서산 부석사는 기대치 이상의 느낌으로  경내의 침묵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경북 영주 부석사와 이름이 같아 혼돈 할수 있지만 비슷한 점이 많다. 창건설화와 역사가 영주 부석사와 똑 같은데 의상스님과 선묘낭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 바다에 떠 있는 부석, 소박한 사찰의 규모 그리고 중국을 마주보는 절의 위치가 더욱 사실감을 안겨준다.     

   

뚜렷한 역사적 기록은 정확하지 앉지만 677년 의상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극락전" 상량기 와 1330년 우리 부석사에서 조성된 관세음보살상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모셔셔 있어 천년 고찰의 역사를 알수 있다.  

   

▲ 예불이 끝난뒤 담아본 법당내부, 불보살님과 연등의 화려함이 유독 돗보인다.    

   

극락전과 마주보고 있는 안양루는 극락전 법당이 좁아서 안양루에서 법회에 같이 참석할 수있는데 극락전이 부처님의 궁전이라면 안양루는 극락세계 대중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  

   

다른 사찰과 다른점은  이렇게 긴 목룡장과 심검당 큰방은  누구나 떨썩 주저앉아서 사랑방처럼 편안하게 쉬고 갈수 있는 느낌으로  큰방 입구에 걸려있는 "부석사" 현판은 1941년 만공스님께서 70세에 쓰신 글씨이며 "심검당" 현판은 경허스님의 글씨라고 한다. 누워있는 소의 모양같다는 심검당 아래 약수는 우유약수라 부르고 법당 옆의 큰바위는 소뿔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극락전 좌측으로 산신각 오르는길  소박한 부도와 함께 뒷짐 지고 있는 큰 스님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작은 스님의 모습은  길을 지키고 있는 등불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  

   

산신각에서 내려다보는 경내 풍경은 숲을 지나 멀리 서산 천수만까지 한눈에 펼쳐진다. 숲의 고요함과 함께 빼어난 경관은 마음뺏기기 충분하다.   

   

산신각 뒷편 큰바위는 거북바위이며 산신각위에 돌에는 나투신 반가사유상이 새겨져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종을 울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적혀있는데 마음은 울리고 싶었지만 산사의 고요를 깨는것 같아 눈 맞춤으로 소원을 빌어본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범종각은 다른 사찰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범종이라 일컷는데 부석사에서는 금시조종으로 근대이후 한국종의 원형을 벗어나 변화된 모양의 종 모양 형태로 금시조라는 한 마리 새의 모습을 주제로 삼아 종의 형상과 의미가 붙여졌다.     

   

그리고 법고대 아래 웬 강아지가..의구심이 생겨 다가갔더니 호랑이 형상으로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오는 사신상의 하나인 백호의 이미지를 합한 독창적인 법고대로 눈여겨볼 만하다.   안양루 뒤편으로 돌아가니 벤치가 가지런히 가을을 지키고 있다. 가을은  보는것이 아니라 이렇게 편안하게 앉으니 저절로 온몸으로 느껴진다.    

   

세월의 풍상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의연하게 견디는 거목들 사이로 바스락 바스락 낙엽밟는 소리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새  그동안 굳은 근육이 저절로 풀어진다.    

   

부석사 하면 찻집을 그냥 지나칠수 없다. 찻집옆에는 야외 벤치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상당히 운치가 있다.  

   

찻집 창을 통해 보는 운거루 또한 일품이다.  번잡하고 자유로운 생각은 이곳에 앉으면 저절로 구름과 함께 사라질것 같다.   

   

툭툭 털고 떠나면, 만날수 있는 풍경,그래서 돌아 올때는 유연하게 살아갈 수있는 힘의 원천을 품고 올 수 있다.

부석사 (041-662-3824) www.busuksa.com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160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쓰기
댓글 작성

*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최종 수정일 : 2019-08-23
  • 게재된 내용 및 운영에 대한 개선사항이 있으시면 정보관리 담당부서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이 페이지에 대한 저작권은 충청남도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