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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위기에 대한 대응및 관리, 그리고 여론

특별기고 - 이진 건양대학교 인문융합학부 교수

2020.03.06(금) 11:27:5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위기에 대한 대응및 관리, 그리고 여론 1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를지칭하는 수식어는 참으로 다양하다. ‘세계화’, ‘불확실성 사회’, ‘제4차 산업혁명 또는 지능혁명 사회’, 그리고 ‘위험 사회’까지.

‘위험사회’라는 용어는 전 세계의 고전 중하나로 꼽히는 울리히 벡(Ulrich Beck)의 저서, 『Risk Society』로부터 비롯되었다. 울리히 벡은 위험의 특성을 설명하며, 위험은 체계적이고 종종 되돌릴 수 없는해를 끼치지만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며 인과적 해석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초기에는 인간의 지식 견지에서만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위험이 사회적으로 정의되고 구성되기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문가나 지식인, 그리고 인식의 확산과 전달을 담당하는 언론의 역할과 영향력은 매우 클 수밖에없다.

한국 사회에서 위험과 위기는 얼마나 잘 정의되고 관리되고 있을까?

참여정부 이전까지는 전쟁을 포함한 외교, 군사 분야의 심각한 대립과 충돌, 정치사회분야의 극심한 분열 등을 국가안보상의 위기로 간주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사태와 2001년 미국 9.11테러, 2004년 동아시아 쓰나미 등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에 가해지는 새로운 위협을 경험하고 목격하면서, 위기와 위험을 보다 포괄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대통령훈령 124호)」을 제정하고, 국가가 관리해야 할 33개 위기 유형별 <위기관리표준메뉴얼>을 만들어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정립시켰다. 또한 ‘국가위기 경보체계’를 4단계의 경보체계(관심→ 주의 → 경계 → 심각)로 구분하고, 전염병 뿐 아니라 테러, 산불, 원유수급, AI(조류인플루엔자)분야 등에도 적용했다. 그동안 재난과 질병분야 등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어 온 국가위기경보체계를 표준화한 것은 위기상황 발생 이후에야 대처하던 대응위주 관행에서 탈피, 범정부적 차원의 체계적 예방과 관리가 가능해졌다는의미를 갖는다.

최근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를 두고 국가적 대응과 관리, 리더십에 대해 설왕설래(說往說來)가 한창이다. 분명한 것은 2월27일자 질병관리본부에따르면 2월13일~25일 코로나19의 인구대비 검사비율이 한국이 1,173명당 1명, 일본은 6만7,000명 중 1명, 미국이 74만명 중 1명으로, 한국의 검사비율이 일본보다 60배, 미국보다는 700배 가까이 높다. 즉, 한국의 확진자 급증 이유는 방대한 검사자 수, 빠른진단능력, 방역 당국의 신속한 대처 때문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2.25), 독일 슈피겔(2.29) 기사, 미국 FDA 전 국장이었던 스콧 고틀리브나 호주 내무장관 피터 더튼 역시, 한국의 진단검사능력, 보건 행정의 투명성 및 개방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언비어와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이 시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일부 집단도 있다. 과도하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언론, 특히 국익을 헤치고 국민감정을 왜곡, 분열을 유도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 모두 반성해야 한다. 상호 신뢰 없이는 대화와 타협은 이루어질 수 없고, 사회 기반이 되는 사회전체의 통합성(integrity)과 안정성도 유지될 수 없다. 특히, 울리히 벡이 강조했던 위험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전문가나 지식인, 그리고 인식의 확산과 전달을 담당하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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