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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봉사와 모범, 흔들리지 않는 외길 인생 60년

‘당찬 당진사람’ 15호 무궁화이용원 박기택 대표

2019.01.11(금) 00:30:30 | 이종섭 (이메일주소:dslskj55@hanmail.net 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가지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우리는 ‘외길 인생’이라고 부른다.
충남 당진에서는 그렇게 외길인생을 걸어오며 지역사회에서 묵묵히 일해 오신분, 타인에게 오랫동안 모범이 되신 분, 특별한 재주나 능력으로 경제활성화를 이루거나 특화된 기술로 남들과 다른 업적을 쌓으신 분, 혹은 타인을 위해 봉사하며 도와주고 베풀어 오신 분 등을 선정해 시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당진시에서 운영중인 ‘당찬 당진사람’이 그것이다.
오늘은 60년 동안 이발사라는 외길 인생을 이어와 얼마전 당찬당진사람 15호에 선정된 무궁화이용원 박기택 대표 이야기다.
 
당진읍사무소 뒤쪽에 자리잡고있는 무궁화이용원. 아침 8시에 찾아간 시간인데 이미 문을 열고 영업중이었다.
▲ 당진읍사무소 뒤쪽에 자리잡고있는 무궁화이용원. 
 
손님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는 박기택 대표
▲ 손님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는 박기택 대표

봉사와 모범, 흔들리지 않는 외길 인생 60년 1

당진읍사무소 뒤쪽으로 100여m 떨어진 채운동에 가면 ‘무궁화 이용원이 있다.
조그만 골목길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작고 낡은 간판에 오래된 일반 민가 같은 집.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가 청와대인 이유는 푸른 기와지붕이라서 붙여진 명칭인데 무궁화이용원도 청와대처럼 푸른 기왓장이 올라가 있는 영락없는 민가다. 이용원 간판만 없다면 그저 평범한 시골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협소한 공간이 가게의 첫인상이다.
 
60년 동안 이발사라는 외길 인생을 이어오고 있는 무궁화이용원 박기택 대표는 올해 연세가 77세이시다. 일반 직장인들이 빠르면 40대에 퇴직해 사오정이라 부르고, 운 좋게 50대에 나와도 오륙도라 부르는데...
60대도 아닌 77세인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박 대표님은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 10대 소년의 눈에 이발소는 사계절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배곯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발사를 시작한 나이가 18세였다니...
배고픔을 잊기 위해 우연히 이발사의 길에 들어섰던 박 대표님은 60년 가까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손님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이발사로 살아가고 있다.
또한 그래서 무궁화이용원은 이곳 마을 주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사랑방이고 경로당이었고 복덕방이었다.
 
가 눈에 띈다
▲ 2017년 문재인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이 눈에 띈다. 바로 옆 이용요금표의 '조발'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이건
▲ 이건 적십자사 표창과 로타리클럽의 봉사상

봉사와 모범, 흔들리지 않는 외길 인생 60년 2

▲ 1977년도에 발행된 이용사 면허증. 거의 골동품 수준이다.

에서는 군민대상도 받았다.
▲ 2002년 26회 상록문화제에서는 군민대상도 받았다.

다.
▲ 충남도지사로부터 모범충남인상도 받았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돌 노랫가락이 신나게 울려퍼지고, 신세대 여성의 현란한 가위질이 익숙한 미용실을 많이 찾기 때문에 박 대표의 무궁화이용원 같은 이발소는 손님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다.
하지만 워낙 오랜 시간인 60년 세월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이용원이어서 대다수의 손님들이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고 늘 잊지 않고 찾아주니 그 또한 고마운 일이다.
이 어르신들이 친구도 돼주고 말벗도 돼주면서 노인 후배, 노인 선배, 노인 친구가 되어 항상 줄을 잇는다. 이발이 아니더라도 면도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 이분들의 고마운 발걸음이다.
 
그의 외길인생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나눔의 아름다운 실천 덕분이다.
박 대표는 현재 매월 첫째주와 마지막주 일요일에 이발 봉사를 다닌다. 박 대표가 한 달 생활 중 가장 설레고 기다려지는 시간이라 한다.
구룡리에 있는 평안마을과 평안실버요양원에서 노인 어르신들에게 미용 봉사를 하러 가기 위해 며칠 전날밤부터 머릿속에는 그분들의 헤어스타일을 기억하고 구상하는 일로 바쁘시단다.
아니 오히려 그 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이런 봉사의 시작에도 우연이 있었다.
1969년에 군대에서 제대 한 뒤 원래 하던 이용원 일을 계속 하던 중 마침 뇌졸중(당시에는 풍을 맞았다고 표현함)으로 쓰러졌는데 그가 친구의 형님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형님을 도와줄 마땅한 방도가 없던 박 대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도 활용해보자는 마음에 친구 형님의 머리 손질을 해 주었는데 rm 형님이 매우 만족해 하면서 고맙고 기뻐하더라는 것이다.
그때 깨달은게 ‘나눔의 미덕’이었고 그 후에 봉사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달아 지금까지 50년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손님으로 오신 어르신께 사진촬영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 손님으로 오신 어르신께 사진촬영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현재의 시간이 새벽 7시15분을 가리키고 있다.

한올한올 정성스레 고객의 머리손질에 여념이 없는 박기택 대표
▲ 한올한올 정성스레 고객의 머리손질에 여념이 없는 박기택 대표

요즘은 이용원도 신식이어서 '바리깡'이라는 기계를 쓰지 않는다.
▲ 요즘은 이용원도 신식이어서 '바리깡'이라는 기계를 쓰지 않는다.

그대신 이렇게 바리깡은 보물단지처럼 간직하고 있다.
▲ 그 대신 이렇게 바리깡은 보물단지처럼 간직하고 있다.

주변에서 홀로 사시는 분들, 머리 깎는 일 조차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머리 손질뿐만 아니라 목욕봉사, 빨래봉사 등 다양하게 돕고 있다.
박대표의 현재 연세를 보면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안마을에서 머리 깎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약 60명이 넘을 때도 있는데 그 정도 하려면 손가락이 아픈 건 당연지사다. 일종의 직업병이기도 하지만 박 대표는 힘들다는 내색 한 번도 없고 단돈 100원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평안실버요양원에서 박대표는 미용봉사를 해주는 노인 천사로 불린다.
 
무궁화이용원을 찾는 손님들은 굳이 머리를 이렇게 깎아달라, 저렇게 해달라는 주문을 하지 않는다.
워낙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 왔고, 같은 손님들이 찾아오시기 때문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손님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쓱싹쓱싹 깎아 주시기 때문이다.

단칸방의 작은 공간. 이 좁은 곳에 어르신들은 왜 이렇게 분주하게 계신 걸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언제와도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 깔끔한 면도, 눈썹 정리까지 해주면서 세상살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어서다. 이렇게 한번 이발 의자에 앉으면 기본이 40분. 자신의 마음을 아는 손놀림으로 새장가를 가도 될만큼 외모도 멀끔해지고, 수 십년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서비스가 손님들을 대만족의 기쁨으로 안내한다.
그래서 박 대표의 이용원은 마실을 다니는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친구들이 찾아오면 면도하다가 반나절, 머리 깎다가 반나절... 서로 맘 터놓고 두런두런 세상 사는 이야기며 자식들 커가는 이야기 나누다 보면 어느덧 끼니때가 되고, 그러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같이 나가서 식사도 하고 들어온다. 그럴 때는 이용원 손님이 아니라 그냥 식구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머리 손질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웃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도 다반사다.
그게 이용원을 운영하는 맛이란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오래된 가위
▲ 가지런히 놓여있는 오래된 가위

그리고 나무 손잡이가 닳고 닳아 반질반질한 면도기
▲ 그리고 나무 손잡이가 닳고 닳아 반질반질한 면도기

면도기의 이 손잡이가 세월을 말해준다.
▲ 면도기의 이 손잡이가 세월을 말해준다.

충남도민들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화하게 웃는 박대표님. 그의 외길인생은 오늘도 계속된다.
▲ 올 한해도 충남도민들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미소짓는 박대표님. 그의 외길인생은 오늘도 계속된다.

삶의 현장에서 오로지 한길을 걸어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오신 박대표에게 이제 남은 바람은 뭘까?
그는 자신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만 하다면 힘이 부쳐 더 이상 가위를 잡지 못하는 순간까지 봉사하는 게 꿈이라 한다.
 
문득 마더 테레사 여사의 삶 중 한 가닥이 떠오른다.
테레사 여사는 자원봉사자를 면접할 때 딱 3가지 질문을 했다고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습니까?”
이 3가지 질문에는 진정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건강함이 다 들어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삶, 건강이 자신을 지켜주는 한 봉사를 할 거라고 한 박대표는 진정 마더 테레사 여사의 질문 3가지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박대표를 성인(聖人)이라 불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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