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을 지나며 봄날이 왔음을 알린다. 아직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지만, 곧 따스한 바람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리라. 이맘때이면 식도락가를 유혹하는 제철 수산물의 시즌이 시작된다. 서해안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주꾸미와 도다리는 맛과 영양을 충전하기에 제격이다. 제철 수산물을 싱싱하게 즐기는 방법은 산지를 찾는 것. 보령과 서천의 대표적인 수산물시장인 무창포수산물시장과 서천특화시장은 주꾸미와 도다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보령과 서천으로 떠나는 주꾸미·도다리 미식 여행으로 새봄의 활력을 충전해 보자.
주꾸미와 도다리가 봄에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맛도 뛰어나지만, 탁월한 영양 성분에 있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주꾸미는 봄이면 낙지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주꾸미의 많은 타우린 성분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한국수산물성분표’에 따르면 주꾸미의 타우린은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나 된다. 타우린 성분은 간에 쌓여있는 콜레스테롤을 배설시켜 주며 피로 회복에 좋다, 또 불포화 지방산과 DHA가 풍부해서 두뇌 발달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단백질이 많고 칼로리도 높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도다리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이 적다. 비타민 A·B·C·D, 아연, 철분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면역력을 강화에 도움을 준다. 시력 강화, 피부 미용,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꾸미는 샤브샤브, 볶음, 찜, 무침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3월부터 5월까지 알이 찬 주꾸미는 톡톡 씹히는 식감이 단연 압권이다. 대파, 무 등 채소를 넣고 끓여 먹는 샤브샤브는 주꾸미에 배어 나온 국물 맛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남은 국물에 칼국수와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은 ‘국룰’. 매콤한 양념에 볶아 소면에 비벼 먹는 주꾸미볶음은 남녀노소 호불호가 없다.
도다리는 세꼬시, 무침 등 회와 구이로 먹어도 좋지만, 쑥과 함께 끓여 먹는 도다리쑥국이 단연 일품이다. 도다리는 산란을 마친 겨울엔 뼈가 약해 세꼬시로 먹기에 좋지만, 봄에는 부드러운 새살이 올라 국을 끓이기에는 봄철이 제일 좋다고 한다. 생선살과 된장이 우러난 구수한 국물에 싱그러운 쑥을 한가득 올려 다시 한번 팔팔 끓여낸 도다리쑥국은 상큼한 봄의 향기와 담백하고 개운한 바다의 풍미가 어울려 극강의 맛을 자랑한다.
제철 수산물은 산지에서 즐기는 것만큼 가성비를 따라갈 방법은 없다. 산지에서 갓 잡아 파는 만큼 신선도도 가히 최고다. 이맘때 보령 무창포 수산물시장과 서천특화시장은 주꾸미와 도다리의 풍년이다. 이들 시장의 특징은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해 식당에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보령, 서천으로 떠나는 미식 여행으로 봄을 가득 채워 오자.
/이용 스토리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