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찬바람이 볼을 스치고 나뭇가지에는 앙상한 겨울의 흔적만 남아 있는 계절이다.
이맘때 산을 오른다는 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고요한 숲 속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 멀리 펼쳐진 겨울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나 자신과의 대화.
그래서 나는 이번 겨울, 당진 아미산으로 향했다.
해발 349.5m, 당진에서 가장 높은 이 산은 초보자 등산 추천으로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짧고 쉬운 코스가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특히 정상에 위치한 아미산 전망대는 산행을 마친 후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겨울, 나는 그 매력을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다.

아미산 등산의 시작은 내포문화숲길 아미산 방문자 센터였다.
이곳은 산행 준비를 갖추기에 최적의 장소다.
넓고 잘 정리된 주차장부터 화장실, 등산 지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판까지 초보자들에게 친절한 출발점이었다.
센터 옆길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처음 걷는 길은 산책로처럼 평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온몸을 감싸며 머리를 맑게 해주는 기분이었다.
조금 걷다 보니 아미행복교육원이라는 건물이 나타났다.
이곳에서 우측 길을 따라 들어가니 본격적인 등산 코스가 펼쳐졌다.

길을 걷다 보니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왼쪽으로 향하면 정상까지 1.5km의 비교적 긴 코스였고, 오른쪽은 구름다리를 거쳐 790m로 짧고 빠르게 오를 수 있는 코스였다.
나는 짧은 시간을 활용해 구름다리 코스를 택했다.


구름다리 코스는 임도로 이어져 있었다.
넓고 잘 정리된 길은 마치 숲속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곳 겨울 산은 추위 속에서도 여전히 생명을 품고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남아있는 단풍이 겨울의 초입을 알리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탄했던 임도에서 돌이 깔린 본격적인 아미산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짧은 등산 코스라고는 하지만, 점점 가파르게 이어지는 경사 때문에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디며 계단으로 이어진 경사를 올라갔다.
등산은 늘 자신과의 싸움이다.
조금만 더, 한 걸음 더.
스스로를 격려하며 한 계단씩 올라갔다.
경사가 급해질수록 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넓어졌다.

정상 바로 아래 능선에 도착하자, 숨이 턱에 닿는 것 같았다.
잠시 준비해 온 물을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침 긴 코스를 통해 올라온 등산객이 내 앞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도 그의 뒤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등산 코스를 올라 정상에 도착했다.
당진의 최고봉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시야는 탁 트여 있었다.
주변 산과 들판이 한눈에 들어왔고, 멀리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겨울 특유의 맑은 하늘 아래 더 깊고 청명하게 보였다.

정상에는 아미탑과 아미산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미산 전망대에 올라서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그 바람마저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준비해 온 간식을 꺼내 먹으며 잠시 쉬었다.
벤치에 앉아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 한구석이 참 평온해졌다.

특히 전망대에서 보는 겨울 풍경은 사계절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게 다가왔다.
쓸쓸함과 고요함이 함께 느껴지는 그 풍경은 도시에서의 분주한 일상을 잊게 해 주었다.

하산은 올라온 길과는 다른 길로 선택했다.
돌계단이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생각보다 걸음이 조심스러웠다.
반대 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짧게나마 응원의 말을 건네며 지나가는 그들과 눈인사를 나누었다.



하산길 중간에 위치한 헬기장 옆으로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 있었다.
하얀 나무줄기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겨울의 숲 속에서 자작나무숲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이번 당진 아미산 산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 다시 방문자 센터에 도착했을 때, 짧았지만 알찬 등산 코스가 끝났다는 생각에 기분이 참 좋았다.

당진 아미산은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짧고 쉬운 등산 코스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과 경험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숲길의 고요함, 그리고 자작나무 숲의 독특한 매력까지.
겨울 산행을 고민하고 있다면, 아미산은 당신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성취감과 힐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곳, 이번 겨울 당신의 발걸음으로 완성해 보기를 추천한다.
아미산
○ 장소 : 충남 당진시 면천면 죽동리
○ 주차비 무료, 입장료 무료
○ 방문일 : 2024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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